다른 부서로 갈까 말까
다른 부서로 갈 거예요? 남을 거예요?
나에게도 드디어 부서를 옮길 기회가 왔다! 그것도 다른 지역으로! 6개월 간 길고 긴 터널 속에서 출구 하나 보이지 않을 때의 마음이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겪지 않았을까 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내 하루의 모든 열정과 힘을 믹서기처럼 갈고 갈리면 하루종일 일에 치이고 나면 집에 돌아와 남는 것은 피곤한 몸과 마음뿐이다. 더욱이 폭식, 스트레스까지 일상이 송두리째 흔들릴 때 그 마음은 이로 말할 수 없다..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답이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도돌이표 마냥 매일이 반복의 반복이었다.
그러다 드디어 기회가 왔다! 부서를 옮길 기회가..! 마음은 무조건 “YES!”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했을 때기분이 이 기분이었을까 싶었다. 담당자에게 몇번이고물어봤다. 옮길 수 있는게 맞나며 확인의 확인을 했다. 내 계획을 세우는데 있어 이동으로 인해 손해를 보든말든! 무조건 벗어나는게 목표였다.
하지만 막상 가려니 또다시 1년 만에 새로운 일을 배우고 마음에 여유가 있을지도, 준비하고 있는 대학원 시험도 과연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과 마음에 싱숭생숭했다. 무엇보다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주변인들의 말은 나의 결심을 더 어렵게 했다.. “배고파서 당장의 눈앞의 마시멜로우를 먹을래? 아껴뒀다 먹을래?” 막상 듣고 보니 나는 지금 당장 이 마시멜로우를 먹어야만 살거 같은데, 나중에 아껴두고 싶은 마음도 함께였다.
남들이 다 아니라고 할땐 이유가 있는게 아닐까하는 고민과 함께.. 남들은 No! 나는 Yes! 뚝심 있게 밀고 나가자 다짐했지만 결론적으론 지금 가면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 채 또 반복하긴 싫었다. 환경이 바뀐다고 해서 내 마음이 바뀌는게 아니면…? 지금 내가 바뀌는게 없는데 달라질까..?
그래서 2주간의 고민 끝에 “No!”로 외쳤다. 오죽하면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러 간 남이섬 앞 카페에서 몇 시간을 고민했는지 모르겠다.. 갈까 말까 갈까 말까.. 잘한 일일까 사실 그 말을 하고 난 직후 후회했지만 6개월만 더 지내보고 정 아니다 싶으면 손해를 보더라도 가기로 결심했다. 과연.. 옮기지 않은 게 올바른 선택이었을까?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더니 한 살 두 살 나이가 들수록 더 어려워지는 선택의 연속인 듯하다. 경험이 쌓이는 만큼 따지는 게 많아서일까.. 그래도 다행이다. 선택하지 못한 게 아니라 뭐라도 내 의지로 선택해서.
결정이 어려울 땐, ‘지금 당장 마시멜로우를 먹을까? 나중에 먹을까?’ 단순해보이는 이 질문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당장 배고픈 순간엔 꽤 어려운 질문이지만 말이다. 당장 마시멜로우를 먹을건가요? 나중에 먹을건가요?
선택하지 못하는 것은 종종 잘못된 선택보다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 - 핸리 포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