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서핑-먼저주기
ep-11. 속초 여행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나'이지만 타인과 달랐던 부분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취직을 해서도 차를 사지 않았다. 자녀들이 어릴 때까지 차 없이 유모차를 밀고 끌고 병원도 가고 여행도 다녔다. 덕분에 알들 살뜰 시드머니도 모을 수 있었고, 나름에 투자도 할 수 있었던 바탕이 되었다. 차를 늦게 산 덕에 특히나 요즘은 자녀들과 어디를 다녀도 다 새롭고 신기하고 재미있다. 심지어 대형마트를 오가는 길도 즐겁다.
여담으로 취직해서 지금까지 텔레비전을 사지 않았으며, 자녀들도 아직 휴대폰이 없다. 물론 당분간 사줄 계획도 없다. 서울집 거실에는 소파와 책장뿐이다. 집에서 할 것이라고는 홈트레이닝과 책 읽기 뿐이다. 먼저 책을 읽고 있으면 자녀들이 어느새 곁에서 책을 읽고 있다. 환경이 그러하면 그러한 행동밖에 할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같은 주파수는 서로를 당긴다고 했던가? 얼마 전 같은 학교로 농촌 유학을 온 학부모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마찬가지로 자녀에게 휴대폰을 사주지 않았었다. 농촌유학을 계획하고 실행한다 함은 평범한 삶을 택하기보다 나름의 주관과 고민의 과정이 있었음을 방증하는 것 같다.
속초에 회사 숙소? 연수원? 이 있어 지난주 금요일 학교에는 체험 학습을 신청하고 속초를 다녀왔다. 서울에서 속초 여행을 마음먹으려면 차 운전의 피로가 먼저 엄습했다. 하지만 펜션에서 속초 숙소까지 한 시간 거리여서 마음의 부담이 없었다. 서울로의 진출입에 차가 밀리는 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이다.
오가는 곳의 경치는 정말 일품이었다. 소양강을 지나고 인제를 거쳐 한계령을 넘어가는 풍경에 눈을 뗄수가 없었다. 어느덧 도착시간. 출발할 때 홍천은 분명히 맑은 하늘이었는데, 한계령을 넘어 속초에 도착하니 잔뜩 낀 구름에 바람도 불었다. 올 때도 마찬가지였다. 비바람을 뚫고 한계령과 터널을 지났더니 홍천은 해가 쨍하다. 초가을 날씨의 특성까지 더해져 하루 안에 봄. 여름. 가을에 해와 비까지 모두 담겨속이 꽉 찬 하루를 경험했다.
첫날은 속초 시장에서 국밥과 오징어순대도 먹고 숙소에서 자녀들과 사우나며 노래방이며 신나게 놀았다. 다음날은 아야진 해변도 거닐고, 커피숍에서 비 오는 바다 경치도 구경하며 즐겁게 1박을 끝내고 펜션으로 향했다.
다음 주 한글날은 오전에 속초로 출발해서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일찍 두촌으로 넘어와 자녀를 등원시킬 계획이다. 요번 기회에 자녀들에게 산과 들에 이어서 바다도 수시로 보여줘야겠다. 올 가을에 종종 속초를 다녀오리라 마음먹는다.
트랜서핑 - 먼저 주기
트랜서핑 이론 중에 먼저 주면 받게 된다는 원칙이 있다. 세상은 이중거울이니 내가 하는 그대로를 돌려받는다는 말이다.
감명 깊게 읽은 책중에 하나가 트렌서핑 시리즈였고, 그 내용을 충분히 알고 있음에도 실천이 쉽지 않았었다. 하지만 펜션지기와 언니분을 통해 그 이론의 정확성과 현실에서의 적용 방법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가장 감명깊에 읽은 책(트렌서핑 시리즈)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처음에 펜션에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음식들을 주셨다. 처음에는 참 고마웠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날수록 계속 받기가 미안? 했고 어떨 땐 살짝 부담? 스럽기도 했다. 힘이 치우쳐진 것이다. 물은 아래로 흐르듯 자연은 균형을 자연스럽게 찾아간다. 치우쳐진 힘에 균형력이 발생하는 것이다.
받기만 할 수 없어 우리도 조금씩 드리기 시작했다. 드린다고 해봤자 소소한 것들이 전부지만 먼저 주시니, 우리도 드릴뿐이다. 힘의 균형이 자연스럽게 수평을 향해 잉여 포텐셜이 해소된다. 트랜서핑의 이론이 자연스레 적용된다.
세상이라는 이중거울에 먼저 주면 받는 것이 음식에만 한정되지 않는게 당연하다. 내가 배려, 양보, 감사를 받고 싶으면 먼저 배려하고 양보하며 감사하면 된다. 어떨 때는 인생이 참 쉽게 느껴진다. 앞으로 있을 사회생활 혹은 인간관계에서도 먼저 줄 것을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