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덕트 개발에서 기획자와 디자이너의 언어를 이해하는 방법
플랫폼 프로덕트를 만들어가다 보면 기획서와 유저 플로우를 확인하기 위해 Figma를 매일같이 마주하게 됩니다. 모니터 한편엔 늘 Figma가 켜져 있었지만, 정작 기획자와 디자이너의 언어를 모른 채 데이터만 외치는 것은 반쪽짜리 소통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 답답함을 깨고 동료들의 시선을 이해해보고자, 지난 2달 동안 Figma 교육을 받으며 기록한 생각들을 공유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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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담당하는 프로덕트를 포함해 많은 제품의 시작은 Figma에서 시작됩니다. 분석가가 이 툴을 익히는 것은 단순히 기능을 배우는 것을 넘어,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사고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들의 언어를 알게 되니 화면 너머에서 그들이 겪는 문제의 본질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가끔 데이터 분석에서 데이터 정합성이 맞지 않거나 가설의 논리가 어긋날 때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모되듯, 기획자 역시 유저 스토리를 구성하며 이 플로우가 유저 가치에 기여하는지를 고민한다는 점을 깊이 이해하는 중입니다.
가끔은 프로덕트 분석가라는 직함을 잠시 내려놓고 구성원의 언어를 이해할 때, 비로소 제품의 흐름과 유저 경험을 더 깊게 이해하고 동료들과 진정한 정렬을 이루는 첫 걸음이 되지 않을까요?
데이터와 논리라는 익숙한 프레임으로만 세상을 해석하려는 관성은, 때로 프로덕트가 가진 입체적인 맥락을 놓치게 만듭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데이터 직군에서 쌓아온 백그라운드는 디자인이라는 낯선 영역을 이해하고 연결하는 든든한 가교가 되어주기도 했습니다.
Figma를 깊이 들여다보니 디자인 결과물에도 디자이너만의 정교한 설계 철학이 녹아 있었고, 이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 기존 업무 영역과의 유사성을 찾아보며 저만의 관점으로 재해석해 보았습니다.
구조의 유사성 - Figma의 Auto Layout을 다루다 보면 Tableau에서 바둑판식으로 대시보드를 구성하던 흐름과 닮아 있습니다. 퍼즐 맞추는 재미가 Figma에도 있더라구요.
시스템의 공유 - Git에 라이브러리를 배포해 코드의 재사용성을 높이듯, Figma 역시 디자인 에셋을 라이브러리화하여 협업의 효율과 일관성을 높이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오픈소스 - 그리고 좋은 코드나 논문을 읽으며 배우듯, 디자인 역시 Figma Community와 라이브러리에 공개된 디자인 구조를 보며 수준 높은 오픈소스를 벤치마크하는 과정에서 제 시야를 한 단계 더 확장해주는 매력적인 경험이었습니다.
Figma를 다루며, 가장 큰 깨달음은 유지보수 그리고 확장 가능한 디자인의 중요성이었습니다. 사람이 바뀌어도 컴포넌트의 안정성과 버전 관리가 유지되도록 설계하는 과정은 클린 코드를 짜는 논리와 본질적으로 같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현실에선 속도에 치여 일단 돌아가는 결과물을 우선할 때가 더 많겠지만, 디자인이라는 낯선 분야를 이토록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수확이었습니다.
AI가 화려한 결과물을 순식간에 뽑아주지만, 동료와 유저의 가치를 고려한 확장성 있는 협업 디자인 구조를 설계하는 것은 여전히 사람의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영역이지 않을까요?
디자인이라는 생소한 학문과 Figma라는 낯선 도구를 배우며 타인의 시선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경험은, 역설적으로 프로덕트 분석가로서의 제 전문성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제가 제공하는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 혹은 제가 출간한 책의 독자분들이 어떻게 하면 더 직관적으로 정보를 소비할 수 있을지 디자인적 관점에서 깊이 고민하는 힘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흔들리는 기술의 변화 속에서도 스스로를 특정 역할에 가두지 않고, 기꺼이 새로운 영역의 문을 두드리는 유연함. 그것이 빠른 속도로 변하는 테크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숙명 같은 태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세상에서 자신의 경계를 넓혀가고 경계없이 협업하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 제가 2달 동안 Figma를 배우는 시간을 통해 성장하면서 얻은 가장 큰 가치였습니다.
Many Thanks to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넓은 사고와 시야를 만들어주신 Figma 스승님 전원근님께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