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신념 그리고 마음 막힘
완고함에 대하여~
- 성공, 신념 그리고 마음 막힘 -
사람은 나이가 들면 완고(頑固)해 진다고들 말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생각이 굳어지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완고함은 단순히 나이의 산물로만 보기는 어렵다. 시오노 나나미의 완고함에 대한 통찰이 흥미롭다. 그녀는 저서, 로마인 이야기에서 완고함을 이렇게 말한다. 고령이라서 완고한 것은 아니다. 훌륭한 업적을 쌓은 고령자에게 나타나는 완고함은 그것과 다르다. 그들은 훌륭한 업적을 거둠으로써 성공자가 되었기 때문에 완고해진 것이다. 나이가 사람을 완고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성공이 사람을 완고하게 만든다. 성공자이기 때문에 완고한 사람은 변혁이 필요로 하는 상황이 되어도, 성공으로 얻은 자신감 때문에 다른 길을 선택하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근본적인 개혁은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으면서도 과거의 성공에 가담하지 않았던 사람만이 달성할 수 있다. 흔히 젊은 세대가 근본적인 개혁을 성취하는 것은 그들이 과거의 성공에 가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의 통찰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완고함은 단순한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여러 폐해를 낳는다. 현실 인식은 둔해지고, 배움은 멈춘다. 또 완고함이 개인을 넘어 집단에 퍼지면 새로운 의견은 배척되고 변화는 늦어진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북송의 유학자 장재도 완고함을 인간이 경계해야 할 마음의 상태로 보았다. 그는 자신의 글 서명(西銘)을 정완(訂頑), 즉 완고함을 바로 잡는 뜻의 이름으로 불렀다. 여기서 말하는 완고함은 단순한 고집이 아니라 마음이 막혀 세계와 통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장재는 “백성은 나의 형제이고 만물은 나와 함께 하는 존재”라고 말했다. 인간과 세계가 서로 단절된 존재가 아니라 하나의 질서 속에서 이어져 있다는 뜻이다. 완고함이란 바로 이 연결을 보지 못하는 마음의 막힘이다. 완고함은 서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나이에서 생기는 완고함도 있고, 성공의 경험에서 생기는 완고함도 있다. 또 마음이 닫혀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는 완고함도 있다. 그러나 모든 완고함이 같은 것은 아니다. 어떤 완고함은 편협함이지만 어떤 완고함은 신념이기도 하다. 인간은 결국 완고해지기 쉽다. 경험은 확신을 낳고 확신은 마음을 굳게 만든다. 중요한 것은 완고함이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완고함은 경계하고 어떤 완고함은 지켜야 하는지 분별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같다. 자기 완고함을 끊임없이 경계하는 태도다. 고대 은나라 탕임금이 반명에 새긴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 생각난다.
2026 3月初, 밖에는 밤이 왔다
獨樂齋에서 幽人이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