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 속에서 잃지 않는 자리
아파테이아(Apatheia)
- 흔들림 속에서 잃지 않는 자리 -
인간의 마음은 언제나 외부의 사건과 자극 속에서 흔들린다. 기쁨•분노•불안•유혹 그리고 사소한 감정의 파편들까지 수없이 많은 외물(外物)들이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 그러나 철학자들은 일찍이 이러한 영향에서 자유로워질 때 비로소 인간이 자기 자신을 회복했다고 말해왔다. 스토아철학은 이 상태를 아파테이아(apatheia)라고 이름 붙였다. 아파테이아는 무감각이 아니라, 외부의 요동이 내면을 뿌리째 흔들지 못하는 평정의 힘이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 마음의 주권만큼은 온전히 자신이 지키는 태도, 바람이 불어오지만 중심은 흔들리지 않는 균형감각이기도 하다. 스토아의 관점에 따르면 외물은 결코 인간의 본질을 해치지는 않는다. 우리를 혼란에 빠뜨리는 것은 사건 자체가 아니라 사건을 해석하는 우리의 판단이다. 따라서 아파테이아는 외부의 파도를 없애는 능력이 아니라 그 파도 위에서 스스로의 자세를 잃지 않는 능력이다. 플라톤은 인간의 영혼을 이성, 욕망, 기개로 나누고 이들 셋이 조화를 이루는 순간 영혼은 정돈된 질서를 회복한다고 했고, 장자는 세상의 얽힘과 유혹을 넘어서 자신의 본래 자리에서 유유히 머무는 상태를 소요유라 했으며, 맹자는 이를 사욕을 이기고 본심으로 돌아감이라고 한다. 결국 아파테이아는 특별한 수행이나 영웅적 의지의 순간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을 관통하는 하나의 태도이다. 외물의 유혹이 잠시 스치더라도 그것이 나의 본질이 아님을 알아차리는 분별(分别)의 힘, 행동하려는 자아와 바라보는 자아가 충돌하지 않고 협력하여, 하나의 방향을 향하는 내면의 질서(秩序)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고요한 확신과 평정(平靜)의 기운- 그것이 apatheia 본래의 의미이자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단단한 자유(自由)이다.
2025 12월을 보내며, 冬安居中
獨楽齋에서 幽人이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