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춤과 분별의 지혜
몫의 철학~
- 멈춤과 분별의 지혜 -
사람은 누구나 이 세상에서 자신에게 허락된 고유한 몫을 안고 살아간다. 그 몫이 크든 작든, 길든 짧든, 그것은 한 인간이 감당하고 누릴 수 있는 자연의 배분이자 운명의 질서이다. 청춘에 우리는 이 몫을 잘 보지 못한다. 시간이 무한히 펼쳐져 있고 욕망이 풍성하며 만용과 혈기가 넘칠 때는 세상의 모든 가능성이 마치 내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착각한다. 그래서 내 몫이 아닌 것에 쉽게 손을 뻗고, 그것이 가져올 소모•낭비•혼란을 미처 생각지 못한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 아, 이것은 내 몫아구나. 이것은 내 몫이 아니구나’ 삶은 우리에게 조용히 신호를 보낸다. 어떤 공간, 사람, 일, 욕망 앞에서 우리가 설명할 수 없는 어색함, 불편함, 거리감을 느낄 때가 있다. 이 순간이 바로 자연이 주는 멈춤의 경고다. 동경할 수는 있으나 그것은 내가 짊어질 몫이 아니라는 뜻이다. 또한 어떤 일 앞에서 마음이 안정되고, 머물고 싶고, 고요하게 어울릴 수 있다면 그것은 자연스럽게 내 삶과 조화를 이루는 진짜 나의 몫이다. 몫이란, 단지 물질이나 지위만이 아니라 시간, 습관, 취미, 사람, 공간, 사랑, 능력 그리고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무게까지 포함된다. 결국 나이가 들수록 사람이 얻는 가장 큰 지혜는 ‘멈출 줄 아는 능력‘이다. ‘더 가지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가지는 것’ 그리고 내 몫을 감사히 지키며 조용히 완성해 나가는 삶이다. 주역(周易)은 ‘知進而'不知退, 知存而不知亡, 知得而不知喪(앞으로 나아갈 줄만 알고 물러섬을 모르는 것, 사는 것만 알고 죽음을 모르는 것, 얻기만 알고 잃는 것을 모르는 것) 나아가고 물러서고, 존과 망을 알고, 그 바름을 잃지 않는 자는 성인뿐이다!라고 말했다. 즉 분수를 아는 사람만이 자유롭고 지나침을 아는 자만이 온전하다. 결국 삶의 몫이란, 유(有)의 세계에서 내가 지킬 것과 무(無)의 세계에서 내려놓는 것을 구분하는 일이다. 오늘도 내 몫의 세계를 살고, 내 몫이 아닌 것에는 고요히 멈출 줄 아는 마음, 이것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지혜의 길이다.
2026 1월 正初 嚴冬雪寒에~
獨楽齋에서 幽人이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