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라는 마음이 들 때, 나는 버스를 탄다

익숙함보다 낯섦이 위로가 될 때 요즘은 일이 지치고,

by JENNY

혼자라는 마음이 들 때, 나는 버스를 탄다

고속버스에 몸을 맡기고

눈을 감는다.


처음 혼자 떠난 여행은

무서웠다.

누구와 함께도 아니고,

돈이 많아 여유롭게 떠나는 여행도 아니었다.


머리가 복잡하거나

앞날이 감당되지 않을 때,

나는 훌쩍 떠났다.


말이 좋아 ‘여행’이지

사실은 도망에 가까웠다.

고생길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 길을 택했다.


그래도

바다나 산을 보면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았다


요즘은

일이 지치고,

하는 일마다 버겁다.


혼자라는 느낌은 더 짙어지고

말 한마디 건네줄 사람도 없다.


그래서 다시,

조용히 버스를 탔다.


창밖 풍경이 낯설어질수록

내 마음은 조금씩 가벼워졌다.


익숙함은

편안함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무거운 짐이기도 하니까.


버스가 달리는 동안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아도 되고

울고 싶으면 그냥 울면 된다.


지금

어디로 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내가 ‘어디론가 가고 있다’는 것.

가만히 멈춰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




혼자라는 마음이 들 때

나는 이렇게

나를 데리고 조용히 길을 나선다.


지금의 이 막막함도

어딘가에서 조금씩 흘러가고 있다는 걸

믿고 싶다.


One step at a time.

오늘은 그저 그렇게,

나를 데리고 가는 길 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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