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와 ‘통역’이라는 소재로 사랑을 풀어냈다는 점에서 <이 사랑 통역 되나요?>는
내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드라마였다.
우리는 얼핏 보면 같은 언어로 말이 통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저마다의 다른 언어로 이야기한다.
누구는 알아달라는 말을 꽁꽁 숨겨 가면서 하고, 또 누구는 날카로운 말 속에 사랑을 품고 있다.
‘말은 사실 마음을 표현하는 게 아니라, 마음을 숨기기 위한 것이다’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정곡을 찔린 기분이었다. 내가 진짜 모든 걸 보여준 적이 있나?
무언가를 표현하는 척, 사실 숨기는 것들이 더 많았을지도 모른다.
사랑을 미운 말 속에 못되게 포장해 툭툭 던지고 있었던 것도 같고.
그래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내 언어를 남이 알아듣기 쉽게 다듬어야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상대방의 언어를 잘 통역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수백 번 오역을 겪어내야 하겠지만 말이다. 어쩔 수 없다.
나는 타인의 말을 제대로 통역하지 못할 때가 많다. 이건 내 언어가 틀려서도, 남의 언어가 틀려서도 아니다.
서로 다른 언어를 이해하지 못한 채, '내 언어'로만 듣기 때문이다.
나는 잔소리를 싫어한다.
하지만 내게 잔소리를 건네 오는 사람들의 속마음에는 사실 걱정어린 마음, 애정같은 것들이 담겨 있다.
보이는, 들리는 것만을 믿지 말고 그 안에 숨겨진 진짜 마음을 읽어내는 것.
우리에게는 이런 통역 능력이 필요한 것 같다.
그런데 말을 내뱉는 당사자조차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통역할 줄 모를지도.
복잡한 감정들을 통역해 내는 게 쉬울 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 틀리고, 고민한다.
사랑하길 멈추고 싶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