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같은 나

그래도 좋아해. 다시, RESET

by MJ

* 자책. 되도록 해서는 안되는 안좋은 것. 나도 안다. 자책이 안좋다는 것은.


근데 어쩌냐, 지금 내 모습이, 과거의 내 행동들이 이렇게 한심한 걸.


"나를 정말 사랑하지만.. 쓰레기 같은 내 모습은 마땅히 고쳐야한다고 생각해."


정말 성실하고, 착하고, 현명하고, 독한 '나'가 있다는 걸 안다. 하지만 정말 객관적으로 병신 같고, 한심하고, 악마 같은 '나'가 있다는 것도 안다.

한심한 모습의 flow를 구체적으로 묘사해보려고 한다. 그냥. 어차피 또 반복될 거 아니까 이런 모습이 다시 되었을 때 조금이라도 빨리 제 정신으로 돌아오고 싶어서.


1. 밤에 자야 하는 걸 알면서도 2시간이고, 3시간이고 욕구가 만족될 때까지 유튜브 쇼츠를 보거나, 야한 컨텐츠를 찾아다닌다.

2. 그렇게 제대로 쉰 것 같지도 않고, 시간만 흘려보내면서 잠도 깊게 못 잔 채로 다음 날을 시작한다.(가장 손해)

3. 샤워도 안하고 아침도 안먹은 채로 기분 나쁘게 공부를 시작한다.

4. 공부를 시작하지만, 공부 하기 싫다는 기분이 들면 그대로 공부를 접는다.

5. 침대에 누워서 또는 책상에 혼자 앉아서 적절하지 않은 행동인 걸 알면서도 본능대로 계속 유튜브 쇼츠를 보거나 고자극 야동을 보면서 시간을 태운다.(정말 하나도 영양가 없고 거의 범죄에 가까운 영상들) 질릴 때까지 보고, 배고프면 밥을 먹는다. 결국 시간이 다 흘러가 잘 시간이 된다.

6. 잘 시간엔 본능대로 자고, "내가 왜 그랬을까" 하며 다음 날 아침에 후회한다.


* 적절치 않은 행동이란 걸 알면서도 자존심에 안고치고 뻐탱기는 습관이 있다.(아침에 늦게 일어났을 때 엄마아빠가 깨있으면 오줌 참고 기를 쓰고 누워있기, 11시면 자는 게 옳다는 걸 알면서도 기분대로 계속 유튜브 쇼츠를 보며 새벽 12시, 1시까지 시간 흘러가도록 놔두기)


이러한 행동을 하는 나에게 혐오감이 드는 것을 인정한다. 그리고 "알면서도 이렇게 행동한다"는 사실 자체가 나를 참 비참하게 만든다. 알면서도 바꿔지지 않고, 계속 이 행동을 반복한다는 것은 "난 결코 이렇게 한심한 내 모습을 바꾸지 못하는 것인가?"라는 의문에 근거있는 대답을 내놓기 때문이다.


난 이렇게 살기 싫다. 본능은 허락된 순간에 원없이 즐기는 것일 뿐, 의지를 따라야 할 땐 아무리 힘들고 막막해도 의지력을 발휘하면서 나를 철저하게 통제하며 살고 싶다. 의지를 따라야 할 순간에 본능에 휘말리는 내 모습이 나는 너무 싫다. 나도 동물이고, 사람이기에, 쉽게 본능에 따르게 된다는 건 이해한다. 마음도 약하고 다른 사람을 많이 생각하는 착한 사람이라는 것도 안다. 그래서 나는 남과의 약속을 신중하게 잡아야겠다. 그리고 나의 본능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의지 DAY엔 절대로 밤에 침대에서 태블릿을 꺼내거나 유튜브를 보면 안되겠다.


나는 힘들고 어려워도 내 목표를 위해 계속 달려들고, 한번 목표가 좌절되도 다시 일어나 도전하고, 조금 불확실하고 뚝딱거려도 "그래도 가만히 있는 것보다 낫지" 하며 일단 행동하며 살고 싶다. 그게 내가 결국 지향하는 삶의 태도이다.

근데, 이렇게 한심한 나를 마주할 때면 의욕도 떨어지고 내가 나를 못믿게 된다. "어차피 또 한심한 내 자아가 튀어나와서 내 하루를 언젠간 망칠텐데, 내가 오늘 열심히 한다고 뭐가 달라지겠냐.."며 말이다.


악마같은 내 자아가 튀어나올 때면 욕심을 좀 내려놓아야 한다. 남들에게 완벽하게 보여야한다는 욕심, 잘 하려는 욕심, 빨리 치고 나아간다는 진행감, 모두 다 끝내야한다는 강박 같은 거 말이다. 컨디션 안좋을 땐 조금 느려도 괜찮잖아. 어렵고 답답하고 힘든데 자리를 지키며 출석하고 있는 게 어디야. 우울하다고, 고통스럽다고, "난 아무것도 안될거야, 거지 같은 이 세상 다 멸망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도 너무 밖으로 새지 말고 현재 상태에서 되는 행동을 하는거야. 유연하게.


그럼 악마같은 내 자신이 튀어나와서 내 하루를 이미 망쳤다면, 나는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게 옳을까.. 답은 "일단 당장은 묻고, 그 못한 일에 대해서 책임감을 가져라!" 이다. 일단은 오늘의 할 일을 하고, 그 후에(혹은 쉬는 날에) 못한 일을 조금이라도 하는 것이다. 4일 잠도 안자면서 전공생물학을 공부하고 Dean's List까지 받은 나이다. "병신같은 내가 싼 똥은 에이스같은 내가 꼭 치운다. 그리고 치울 수 있다"는 믿음과 힘이 나에겐 충분히 있다. 어차피 치워야할 거, 좀 더 집중하며 하루를 써서 얼른 치워버리자. 그걸 다 하기 전까지 핸드폰 좀 안보고, 잠 1-2시간 늦게 자는 건 괜찮지 않은가?정말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말이다.

* '쓰레기 같은 나'는 최대한 기피해야 하지만, 그걸로 인해 발생한 '하지 못한 일'에 너무 불안해하고 두려워하진 말았으면 좋겠어. 무엇보다 중요한 건 건강한 마음을 유지하며 다시 원상태로 복귀하는거야. 어차피 그깟 틀? 누구나 언젠간 깨지기 마련이고, 남들 누구도 나를 마음대로 휘두를 순 없고, 내가 빡집중해서 하면 금방 해. 나, 부모님도 건강하시고 인스턴트만 먹어도 팔팔한 20대 청춘이야. 그리고 나도 인간이기에 자꾸 쉬고 싶고, 흐트러지는 건 당연한거야. 내가 꼭 해줄게. 최대한 집중해서 후회없는 수험 생활로 마무리 지을 수 있게 도와줄게. 불안해하지마!


그래도 막 잠도 안자면서 "내가 못한 일을 다 끝내야 해." 라는 강박은 안가지면 좋겠다. "무조건 완벽히 마쳐야한다", "무조건 12시간 해야한다", "우울해도 무조건 참고 공부해야한다"는 이런 강박은 정말 무서운 것이기 때문이다. 현실 세계에도 '할부'라는 개념이 있지 않은가. 6시간치 공부를 못했다면, 2시간씩 3번으로 쪼개서 3일 2시간씩 추가 공부를 하면 된다. 너무 한꺼번에 모든 걸 다 해결해야한다는 강박을 버리자. 결국, 며칠이 걸리든 내가 싼 똥을 잊지말고 치우기만 하면 된다.

* 우울한 상황에서의 12시간은 기쁜 상황의 2-3 시간보다 효율이 떨어진다. 많이는 하지만 성과는 나지 않는.. 이상한 상황인 것이다. 우울한 상황에서 열심히 했는데 더 우울해지고, 그 우울함은 결국 터져 언젠가 나에게 또 '쓰레기 같은 하루'를 선물해주게 된다.


내가 정한 어떤 틀에 따라 무언가를 100% 그렇게 해야만한다는 생각은 지속되기 힘들다. 그건 지금까지의 내 경험이 증명해준다. 나는 이제 더 이상 그러지 않을 것이다. 그것보다는 나라는 사람의 양면성을 인정하고, 현재 내 상태에 맞게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해나가는 전략이 옳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나에게 정직하고, 내가 타인에게 나 자신의 기분과 목표, 그리고 신념을 표현하는 그런 용기가 있어야 한다는 것도 안다. 설령 그에 따른 행동이 타인에게 독특해보이고, 이상해 보일 것 같아도 말이다. 언제나 내 마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도대체 내가 지금 뭐가 필요한 상태인가!) 나도 그저 본능에 이끌리는 한낯 보통의 인간에 불과하다는 것을 잊지말자.

나는 뭐든 완벽하게 해야한다는 강박을 학습하며 자라온 것 같다. 시작하려면 100% 내 기분이 좋아야하고, 잠은 7시간, 운동은 주 3회, 아침엔 이 공부/저녁엔 저 공부 등 100% 사회가 정한 기준과 틀에 맞는 행동을 남에게 보여줘야된다고 생각했었다. 이 틀에서 벗어나면 스스로를 무척이나 한심하다고 생각하고 말이다. 하지만 가만보면 내가 했던 그 성과물과 행동 또한 100% 완벽하지 않았다. 아무리 완벽하게 했다고 해도 분명히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은 존재했을 거니까 말이다. 중요한 것은 그것 같다. "내가 이 과정에 있어서 얼마나 충만했고, 현재의 내가 스스로 결과물에 대해서 만족하는가" 내가 남에게 어리숙하게 보일 것 같다고 아무것도 안한다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겠지. 나 스스로가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고, 남도 생각보다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을 인지하면서, 그리고 그 불완전함은 전혀 부끄러운 것이 아님을 받아들이면서 나 스스로에 대해서 떳떳하고 그렇게 매 순간을 표현함으로써 나를 지킴과 동시에 남과 허울없이 소통하는 그런 사람이 될 것이다. 그리고 계속 그 일을 반복해나가면서 점점 성장해나가며 결국 나를 그 성장포인트에 관해서는 어리숙하게 보는 사람이 거의 없게되는 그런 사람이 될 것이다.

이런 '완벽 강박'에는 주변 사람들이 한몫한다. 능력은 그렇게 뛰어나보이지 않지만 실행력과 엄청난 부지런함을 가진 규태, 자기 욕심에 솔직하면서도 남을 배려하고 영리한 다은, 그 외에도 혼자 있을 때 적어도 나처럼 '병신 같은 짓'을 절대 하지는 않을 것 같은 건희, 주연, 시우.. 근데 이런 나의 나약하고 흐트러진 모습을 가족이나 친구에게 숨길 필요가 있을까. 어차피 미래엔 다 드러나기 마련이고, 나를 좋아하고 같이 성장해나가는 내 사람들인데.. 그냥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그 사람들을 위한 예의가 아닐까. 내 마음이 편한대로 행동하는 게 1번이잖아. 왜 자꾸 남 눈치를 봐..


성공하려면 RESET 하는 능력이 무척 중요하다고 한다. 나 스스로를 밀어붙인 것도 인정하고, 물러터진 마음으로 편안한 곳으로 회피한 것도 인정한다. 어제의 '쓰레기 같은 나'는 잊고, 오늘부터 제대로 살아가면 된다. 그렇게 오늘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 내가 원하는 내 꿈의 모습을 향해. 아직 난 청춘의 한 가운데에 있으니까. 나와의 약속을 지키며. 쓰레기 같은 내 모습에서 벗어나, 다시, RESET.


무언가를 열망할 때 꼭 기억해줬으면 좋겠어. "그냥 그 순간 최선을 다하라는 거지, 스스로를 학대하라는 것이 아니야 . 어느 순간에나 내 행복을 지켜줘."


(Feat. 엄마, 아빠 미안해..ㅎ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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