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천둥소리가 요란했다.
미남이 저녁을 먹이고 막 나서려던 참이었다.
놀이터에서 놀 때까지 쨍하니 맑던 하늘인데
해가 지고는 천둥이 쳤다.
미남이 엄마 아빠는 식탁에 앉아 저녁을 먹는 중이었고 나와 미남이는 거실에서 헤어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천둥소리에 놀란 미남이가 잽싸게 내 품으로 파고들었다.
잠시 후 내 품에서 살며시 벗어난 미남이.
"할머니, 이제 아빠도 안아주세요"
"미남아, 우리가 그럴 사이는 아니야~~~"
"그래도요, 아빠도 무섭다고요~~"
미남이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 쥐고 왼쪽 볼에 오른쪽 볼에 이마에 턱에 거친 뽀뽀를 했다.
일종의 이별의식이다.
내 손이 조종하는 대로 상모돌리는 고개짓처럼 미남이 머리가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위로 아래로 마구 꺾여도 나에게 머리를 맡긴 녀석은 그저 좋단다.
답례로 미남이도 나에게 뽀뽀선물을 한답시고 두 손으로 내 머리를 감싸고 요란한 뽀뽀를 했다. 두상이 아니고 내 머리채가 미남이 서툰 손아귀에 잡혀 어지럽게 끌려다닌다.
뽀뽀를 주고받은 후 현관으로 나서는데
"할머니 할머니!!!"
다급하게 날 불렀다.
"할머니, 아빠한테도 뽀뽀해 주세요"
"미남아, 우린 그런 사이 아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