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윤
봄인 듯 여름인 듯, 바람은 선선하고 공기는 따뜻해 살기 딱 좋은 요즘이다. 살기가 좋으니 삶에 여유가 생기고, 여유가 생겼으니 책을 읽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책 읽는 걸 좋아하는 사람,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 책을 읽고 싶지만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는 사람은 이 글을 참고해 봐도 좋다. 가볍게 읽을 만한 책도 있고,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드는 책도 있으니 각자 취향에 따라 읽어보길 바란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더 나은 삶, 더 의미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 살다 보면 한 번씩 삶에 대해 고민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삶에 대한 고민을 부모님, 선생님,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것도 좋지만, 책을 읽으며 고민을 넓혀가고 나만의 답을 찾아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빛과 실(한강, 2025)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한강 작가의 산문집이다.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을 포함해 미발표 시와 산문, 일기가 수록되어 있다.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를 포함해 한강 작가가 작품을 쓰며 했던 생각과 메모들, 정원일기 등이 담겨 있다. 대부분 짧은 글이라 남는 시간에 조금씩 읽기 편하고, 한강 작가만의 문체를 느낄 수 있다. 한강 작가가 작품을 쓰며 했던 생각이 궁금한 사람들은 꼭 읽어보길 바란다.
앵무새 죽이기(하퍼 리, 1960)
두꺼운 책이지만, 어렵고 난해한 책이 아니니 읽기에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야기는 어린 주인공 스카우트의 시점에서 전개되고, 2년 동안 스카우트와 그녀의 마을에서 일어난 일을 담고 있다. 어린아이의 시점에서 전개되어서 이해하기 어렵지는 않지만, 결코 가벼운 소설은 아니다. 인간의 양심과 정의, 용기, 인종차별 등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눈먼 자들의 도시(주제 사라마구, 1995)
어느 날 단 한 명을 빼고 이 세상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눈이 멀어 버린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이 책은 여기에서부터 출발한다. 어느 날부터 한 사람씩 눈이 멀기 시작하고, 결국엔 주인공인 의사의 아내를 빼고 모두가 눈이 멀게 된다. 그리고 눈이 먼 사람들은 폭력과 약탈 등 비인간적인 행위를 일삼기 시작한다. 우리는 지금 눈을 뜬 채 살고 있지만 그게 정말 ‘눈을 뜬’ 것인지, 혹시 우리도 ‘눈이 먼’채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멋진 신세계(올더스 헉슬리, 1932)
세계 3대 디스토피아 소설 중 하나로 꼽히는 책이다. 기술이 고도로 발달되고 국가가 모든 것을 통제하는 미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행복한 시대에 의문을 제기한 사람, 문명사회에서 살지 않고 ‘야만인’으로 살아왔던 사람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현재 사회가 좋다고 생각하는 삶의 모습에 질문을 던지고, 사회가 말하는 삶을 그대로 사는 것에 대해 고민해보게 하는 책이다. 지금 내가 사회가 추구하는 삶, 모두가 좋다고 말하는 삶을 그대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책을 읽으며 끊임없이 고민하게 된다.
책임을 묻다(김미나, 장훈, 정부자, 오현주 외 3명, 2024)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맞아 유가족들과 변호사들이 사건 자료와 판결문을 읽고 다시 정리한 기록이다. 세월호 참사는 왜 일어났는지, 참사 당시와 이후에 국가와 공무원은 무엇을 했는지, 세월호의 구조적인 문제는 무엇인지 등을 잘 볼 수 있다. 세월호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알고 싶은 사람에게는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세월호 참사를 자세하고 투명하게 알고 싶은 사람들, 이우고등학교에서 세월호참사추모주간준비위원회를 하고 있거나 할 예정인 학생들에게 추천한다.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강지나, 2023)
작가가 빈곤한 가정에서 자란 8명의 청소년들과 10년 넘게 만나고 인터뷰하며 쓴 책이다. 빈곤에 대한 책이 너무 어렵고 딱딱해 읽기가 힘든 사람들은 이 책을 읽어보면 좋다. 인터뷰이가 청소년이라 학생들에게 와닿는 부분이 더 많다. 또한 청소년들의 인터뷰와 그들의 삶, 작가가 관찰한 10년 동안의 변화와 성장이 주된 내용이라 가난한 청소년들의 삶과 그들이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각각의 인터뷰에 딸린 작가의 분석과 생각은 빈곤의 구조적 문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쉬우면서도 어렵고, 많은 문제의식을 가지게 하는 책이다.
책을 무조건 많이 읽을 필요는 없지만, 어느 정도 읽는 것은 필요하다. 많이는 아니더라도 책을 꾸준히 읽어보는 것이 좋다. 날씨 좋은 6월, 낭만과 함께 독서를 즐겨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