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윤
미얀마, 33년 만에 다시 군부 통치로…. 추락하는 교육, 어떻게 해야 하나
2021년 2월 1일,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다. 자유로운 총선거가 실시된 지 약 10년 만에 군부가 다시 권력을 장악한 것이다. 2.1 쿠데타의 주역인 민아웅 흘라잉 군 총사령관은 쿠데타를 일으킨 후 권력을 장악하여 현재까지도 군부독재를 이어가고 있다.
쿠데타가 일어난 2021년 2월 1일은 민족민주동맹(NLD)이 두 번째 집권에 들어가기 위한 연방회의 소집일이었다. 2020년 총선에서 아웅산 수지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은 2015년에 이어 또다시 압승을 거두었다. 군은 2020년 총선이 부정선거임을 주장하며 윈민 대통령에게 조사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그러자 군은 윈민 대통령에게 사직을 독촉했고, 사직 역시 거절당하자 윈민 대통령을 구속했다. 이후 군 출신인 민 쉐 제1 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민아웅 흘라잉 군 총사령관이 권력을 장악했다. 그 이후 군은 윈민 대통령과 민족민주동맹의 대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을 기소했고, 민족민주동맹 의원 대부분과 민족민주동맹을 지지하는 문화예술인들도 구속했다. 민아웅 흘라잉 군 총사령관은 이 모든 과정을 “헌법에 기반한 권력 이양”이라고 주장했다.
쿠데타 직후 의회로 가는 도로를 봉쇄한 군인들
사진출처: 경향신문
2.1 쿠데타 이후 민주주의는 물론 교육 체계 역시 붕괴되었다. 코로나 19와 쿠데타가 겹치고 시민 불복종 운동이 전개되면서 공교육은 중단되었고, 모든 학문은 군부의 검열을 받게 되었다. 취약계층 아이들은 공교육의 부재로 현재 기초학습능력조차 갖추기 어려운 상태이다. 또한 미얀마 어린이, 청소년들의 삶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미얀마 청소년들의 삶과 교육에 관련해 따비에의 염창근 사무국장님을 인터뷰해 보았다. 따비에는 미얀마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교육과 보건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이다. 이 인터뷰를 통해서는 현재 미얀마 어린이와 청소년의 삶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그들을 위해 대한민국 청소년들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고민해 볼 것이다.
1. 따비에는 어떤 단체인가요?
따비에는 미얀마 어린이와 청소년의 교육을 위해 지원하는 단체입니다. 미얀마 어린이를 위해 따비에는 마을 주민들과 함께 도서관을 세우고, 어린이책을 만들어 나누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만들어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따비에 가 처음 활동을 시작할 때 저희와 같이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과 프로그램을 하는 곳이 거의 없었습니다. 아주 소수의 미얀마 사람들이 있었고 저희는 이들과 함께 교육 지원 활동을 시작하고 확장해 왔습니다. 도서관 활동가와 교육 활동가를 양성하고 미얀마 청년들이 어린이 교육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2. 따비에에서 하셨던 활동 중 가장 인상 깊었거나 의미 있었다고 생각하시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따비에는) 미얀마 전역을 다니며 새로 생기는 국공립 도서관의 운영자와 사서를 대상으로 도서관 운영과 관련한 교육연수를 진행했습니다. 다소 무리하며 일정을 진행했지만 많은 국공립 도서관의 선생님들이 우리의 도서관 활동을 인정해 주고 배우려 해 주어서 무척 기뻤습니다. 이들 국공립 도서관들과 이후 공동의 행사도 같이 하고 여러 다양한 도서관 프로그램 진행도 요청해 주면서 전국적으로 따비에가 왕성히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또 한 가지 크게 중요했던 일로는 2019년에 따비에 도서관을 증축한 일입니다. 단층짜리 건물로 시작했던 따비에 도서관이 빠르게 활동이 많아지고 찾아오는 어린이와 청소년도 많아지면서 공간이 무척 부족해졌습니다. 그래서 마을회관 같은 다른 공간들도 빌려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보다 안정적인 도서관을 위해 도서관을 증축하기로 결정하고 2년 동안 모금해 2019년 3월에 5층짜리 도서관으로 새로 재개관했습니다. 모금은 많은 한국 사람들의 후원 덕분에 가능했지만, 미얀마 사람들의 참여도 많았기 때문에 더욱 의미 있었습니다.
3. 2.1 쿠데타가 일어난 이후 미얀마 어린이와 청소년의 삶에서 쿠데타 이전과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쿠데타가 일어나기 이전에는 미얀마 어린이와 청소년은 많은 것이 부족하더라도 그래도 자유롭게 배우고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분쟁 지역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안전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고 다닐 수 있었고 친구들과 놀거나 공부하거나 돌아다닐 수 있었습니다. 풍족하지는 않더라도 안전에 대해 걱정할 필요 없이 지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쿠데타 이후로는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총소리, 폭탄 소리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폭격과 공격으로 학교가 많이 없어졌습니다. 학교를 다닐 수 있는 곳에서도 그다지 안전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점점 학교를 다니지 못하게 된 어린이와 청소년이 무척 많아졌습니다. 집과 고향을 잃고 살기 위해 다른 곳을 찾아 떠나야 하는 난민이 되거나 노동을 하는 어린이(아동노동)가 계속 늘어났습니다.
군부의 통제가 강해 이제는 전투가 일어나지 않는 도시 같은 곳에서도 어린이와 청소년은 안전함과 거리가 먼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강제 징집제 시행 이후 청년이 되면 징집된다는 생각에 암울한 마음으로 지냅니다. 어디에서 오는지 알 수 없는 값싼 마약 비슷한 것들이 퍼져 쉽게 구할 수 있게 되면서 그런 것을 접하는 청소년이 크게 늘었고, 성폭력 사건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미래가 사라진 것만 같은 느낌으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고 불안 속에서 어찌하지 못하고 지내고 있습니다. 또한 내전으로 정치적 불안정성이 너무 높아지니 경제적으로도 무척 불안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물가가 너무 올라 부모뿐만 아니라 청소년들도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 가정이 많아졌습니다. 많은 지역에서 내전 때문에 농사도 제대로 지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쌀 수출국이었던 나라에서 쌀을 구하기 어려워 가격이 몇 배나 뛰었고 농산물과 식재료를 구하기가 많이 힘들어졌습니다. 경제적 형편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 청소년도 청소년답게 지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미얀마 고등학생들의 상황을 알고 계신지가 궁금합니다. 만약 알고 계신다면, 미얀마의 고등학생들은 현재 어떤 삶을 살고 있고, 무엇을 배우고 있나요?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배움을 얻는지도 궁금합니다.
미얀마의 고등학생들은 여러 경우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불복종에 참여한다는 의미로 학교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거나 학교 공부가 아닌 다른 공부를 하는 경우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서 일을 해 돈을 벌지 않을 수 없게 되기도 하고, 일 하면서 나은 직장을 얻기 위해 취업 공부를 하기도 합니다. 어차피 대학 교육이 유명무실해졌고 대학을 나와도 달라질 것이 없어 일찍부터 돈을 버는 쪽으로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원을 다니며 외국으로 돈을 벌러 나가기 위해 준비하는 청소년도 많습니다. 다음으로는 그래도 학교를 다니는 경우입니다. 학교에 교사가 부족해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지만 일은 하지 않아도 되는 정도의 가정 형편이라면 졸업은 하기 위해 학교를 다닙니다. 유학이나 외국으로 이주노동을 하는 것을 목표하기도 합니다. 이들 청소년들은 학교 외에도 다양한 학원을 통해 배우고 싶은 것을 배웁니다.
물론 아예 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청소년이 훨씬 많습니다. 특히 분쟁 지역 청소년들은 학교를 다니고 싶어도 다니지 못하고 난민이 되어 계속 이동하며 지내고 있고, 가르쳐줄 수 있는 교사도 부족하기 때문에 난민촌에서는 교육의 기회가 별로 없습니다. 또한 도시에서도 어려워진 경제적 형편과 더불어 학교에서 요구하는 서류나 조건이 많아져 이를 따르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학교 명령에 따라야 한다거나 비판하면 안 된다는 조건을 내걸고 있고 등록금을 비롯해 발전 기금 같은 명목으로 일정한 돈을 계속 납부해야 하기도 합니다. 아예 군부에 저항하는 민간정부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교육을 듣는 청소년도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학년별 수업이 개설되어 있어 그것을 시청하면서 공부하고 졸업 요건을 채워 그 민간정부의 교육부를 통해 졸업하는 과정을 밟기도 합니다.
5. 현재 미얀마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가장 필요한 교육적인 지원은 무엇인가요?
안전 문제와 교육 문제가 있습니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학교 상황과 교사 상황이 나아져야 합니다. 이는 내전이 끝나고 민주적인 정부가 세워져 학교들이 다시 열리고 교사들도 돌아와야 가능해질 것입니다. 그렇기에 현재는 미얀마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좀 더 안전한 공간에서 놀고 배울 수 있고, 친구들을 만나고 교류하고, 충분한 식사와 활동으로 건강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도서관과 교육 공간 같은 책과 배움과 활동이 있는 공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6. 미얀마를 위해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미얀마 시민들은 내전 속에서도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들을 해가고 있습니다. 그 과정을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질문을 함께 고민해 보는 것처럼, 우리가 관심을 계속 가지고 있다는 것을 미얀마 시민들이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시민들과 미얀마 시민들이 하고 있는 다양한 활동들에 참여할 수도 있고, 한국에 살고 있는 미얀마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주변 친구들과 미얀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소식과 정보도 찾아보고 미얀마를 알리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가능하다면 미얀마를 위한 후원도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성미산학교 학생들이 미얀마 음식을 배워 팝업 레스토랑을 열어 함께했을 때 연결의 힘을 느낄 수 있었던 것처럼 그런 활동도 무척 좋을 것 같습니다. 함께 있다는 느낌, 함께 해주시는 관심과 응원이 미얀마 사람들에게 분명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미얀마 사람들이 이런 응원과 후원 덕분에 끊임없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