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 (2) JTBD (Job-to-be-done)
이전 글에서 Product Market Fit한 아이템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했었고, 그건 고객이 원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라고 했습니다. 우리의 타겟 고객이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서는 "고객이 언제, 어떤 일(Job)을 하는지, 그 일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를 심층적으로 알아야 합니다. 이를 통해 일에서 고객이 원하는 결과, 최종상태인 JTBD (Job-to-be-done)을 알 수 있고, 우리는 이것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해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고객의 "일"이란 특정 상황에서 해결해야 할 근본적 문제를 말합니다.
승훈이는 내일 회의에서 발표를 준비하기 위해 자료를 "제작"한다. -> 자료 제작 프로그램
인호는 더러워진 옷을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빨래"를 한다. -> 세탁기, 세탁소
진태는 치킨이 먹고 싶지만 밖에 나가기 귀찮아서 "주문"을 한다. -> 배달 서비스
민범이는 기분이 우울해서 듣고 싶은 노래를 찾아 "재생"한다. ->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위 문장들에서 언급된 "제작", "빨래", "주문", "재생"은 우리가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하는 일입니다. 사람은 하루에 수없이 많은 일을 하고 있고, 각각의 일을 통해 JTBD를 얻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 일들을 위해 제공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무엇일까요?
자료 제작을 원하는 사람은 파워포인트나 워드 등의 자료 제작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쉽고 간편하게 발표 자료를 제작을 할 수 있습니다. 더러워진 옷을 깔끔하게 만들기 위해서 세탁기를 사용하거나, 세탁소에 맡깁니다. 배고플 때 밖에 나가기 귀찮으면 배달 앱으로 주문하고, 듣고 싶은 노래를 음악 스트리밍 앱을 재생합니다.
위의 사례에서 나타난 것에 따라 JTBD는 사용자가 제품을 구매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를 해결해줍니다. 그러므로 우리 고객에게 무엇을 제안하기 위해서는 무슨 이유인지 알아야 그에 맞는 아이템을 제안해 줄 수 있기 때문에, 고객의 상황과 심정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Job Story"라는 것을 작성합니다. Job Story는 다음과 같이 When (Situation), I want to (Motivation), So I can (Expected Outcome)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When (Situation)
고객이 어떤 상황에 있는지를 말합니다. 단순한 상황 묘사가 아닌 구체적으로 타겟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예를 들어 집에서 쉬는 중이라고 해봅시다. 같은 사람이더라도 언제 쉬고 있는지, 쉴 때 무엇을 하는지 등에 따라 뒤에 이어지게 될 "I want to (Motivation)"이 달라집니다. 평일 퇴근 후 쉬는 것과 주말 오전에 쉬는 것은 느낌이 다릅니다. 쉬면서 게임을 하는 것과 책을 읽는 것 또한 그렇습니다. 그러므로 구체적인 상황 묘사를 해야 고객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2. I want to (Motivation)
고객이 특정 상황에서 어떤 것을 원하는지 (바램) 또는 어떤 것을 하고 싶은지 (동기)를 나타냅니다. 예시 상황 중에서는 늦은 밤에 배고픔을 달래고 싶은 바램, 심심함을 달래고 싶은 바램, 느즈막히 깨어나서 조용하게 쉬고 싶은 바램과 침대에 누워서 책을 읽고 싶은 동기 등이 있습니다.
3. So I can (Expected Outcome)
앞서 언급된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바램, 동기 등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결과인 JTBD를 말합니다. 즉 고객에게 제안할 제품이나 서비스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기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지금 이 글을 읽는 상황을 Job Story로 적어보고, 파트 별로 구분을 해봅니다. 필자로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예시) 평일 저녁 늦게 퇴근 후 배달 앱으로 밥을 주문했다.
1. When (Situation) : 평일 저녁 늦게 퇴근해서 지쳤다. 밥을 못 먹어서 배가 너무 고프다.
2. I want to (Motivation) : 지금 나가서 먹고 오긴 피곤한데, 빠르게 배고픔을 달래고 싶다.
3. So I can (Expected Outcome) : 집에서 쉬면서 밥을 먹기 위해 배달 앱으로 주문했다.
이러한 나의 상황에 가장 알맞게 제공될 수 있는 서비스는 바로 배달 앱입니다. 배달 앱 서비스가 없었더라면 나는 늦은 시간에 지친 몸을 이끌고 나가서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었을 것입니다. 만약 동일한 JTBD를 해결해 줄 제품은 없을까요? 1인 가구를 위해 잘 나오는 레토르트 식품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구체적인 Job Story를 보면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JTBD 사례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맥도날드의 밀크쉐이크 사례입니다. 맥도날드는 밀크쉐이크 판매량을 올리기 위해서 Claytn Cristensen 교수 팀에 의뢰했고, 조언에 따라 맛, 재료, 용기 등 변화를 주었지만 판매량은 전혀 변하지 않았습니다. 좀 더 분석하고자 교수 팀은 방문하는 모든 고객을 관찰하기 위해 하루종일 지켜보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대부분의 밀크쉐이크 구매 고객이 오전 이른 시간에 먼 출근길을 운전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뷰를 통해서 그들이 운전에 방해되지 않으면서 간단하게 배를 채우기 위해 밀크쉐이크를 구매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알게 된 후 맥도날드는 고객이 출근길에 빠르게 주문할 수 있도록 밀크쉐이크 기계를 카운터 앞으로 배치시키고, 점성을 더 높여서 더 오래 먹으면서 포만감을 느끼게 했습니다. 이렇게 타겟 고객을 맞춰서 전략을 짠 맥도날드의 밀크쉐이크 매출은 이전에 비해 7배 정도 올랐습니다.
오래된 맥도날드의 밀크쉐이크 사례 말고 좀더 우리 실생활에 가까운 것들로 생각해보겠습니다. 제 취미 중 하나는 독서입니다. 최근 회사 일이 바쁘다보니 피곤해서 평일 밤에 책을 펴지 못하고 눕는 날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주말에 약속 장소에 가면서 지하철에서 읽으려고 했지만, 하루종일 가지고 다니기에 책이 무겁기도 하고 지하철에서 서있는 상태로 읽기에 불편했습니다. 주말에 약속이 많아지다 보니 점점 독서량이 줄었습니다. 제 사례로 보았을 때 Job Story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러한 제 상황에 가장 알맞게 제공될 수 있는 서비스는 바로 E-Book이나 오디오북과 같은 전자책입니다. 저는 최근 전자책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바쁜 일정이 있는 날에도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E-Book 앱을 켜서 좋아하던 독서를 다시 할 수 있었습니다. E-Book은 많은 분들이 경험해보셨겠지만, 오디오북은 저에게 신세계입니다. 운전하거나 불 끄고 누워서 오디오북을 듣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출퇴근 길에 걸어다니면서 들어봤는데, 무겁지 않은 주제의 책을 적당히 집중하면서 들을 수 있어서 최근 자주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고객이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왜 원하는지 파악한다면, 그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고객의 Job Story를 집요하게 파악하는 것이 최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 눈 앞에 보이는 제품이나 스마트폰과 같은 서비스는 우리의 어떤 JTBD를 만족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는지 한 번 생각해보세요!
제품 예시) 스마트워치, 보조배터리, 빔프로젝터 등
서비스 예시) 쿠팡, 당근마켓, Zoom, 야놀자, 호갱노노, 직방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