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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윤규 Aug 19. 2023

그냥 방금 든 생각

왜인지 항상 경탄이나 외경과 같은 감정은 무언가와 마주한 순간 나타나야한다고 생각했다. 눈에 들어오는 순간 나 자신을 압도할 만큼의 무언가가 있어야 좋은 것이고 그렇지 못한 것들은 그저 그런 것들이라는 생각 속에 살아온 것 같다.


하지만 방금 문득 내가 특별하게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과 곱씹을 수록 특별해지는 것들에 대한 내 감정이 새롭게 느껴졌다.


뮤지컬도 보는 그 순간에는 오케스트라의 시작으로 웅장함이라는 단어가 가장 어울리는 넘버들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현장감이 가장 잘 느껴지는 넘버들, 배우의 성량에 짓눌리는 듯한 경험을 쉽게 벗어나지를 못한다.


하지만 이후 같은 뮤지컬의 넘버들을 듣다보면 물론 웅장한 넘버들도 좋지만, 그 뮤지컬을 관통하는 의미를 담은 서정적인 넘버들, 현장에서의 연기와 멜로디에 갇혀 제대로 듣지 못한 가사들이 느껴지기 시작하면서 점점 빠져드는 경험을 하게 된다.


디자인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실루엣이 예쁘고, 재질이 예쁘고, 마감이 예쁜, 말 그대로 보이는 순간 예쁜 사물과 이미지들도 좋다. 그 형상 자체로 누군가에게 경탄을 일으키는 것도 디자인의 중요한 요소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엔 그저 그랬던 이미지나 형상이 그 사물이 만들어진 과정, 그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의미, 그리고 내가 사물과 맺은 관계가 더해진 디자인들이 더 좋아진 요즘이다. 지인의 말을 빌리자면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듯’한 디자인들이 요즘엔 더 이끌리는 듯한 느낌이다.


텍스트가 좋아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내용과 뒷받침이 좋아야 좋은 디자인이 나온다… 뭐 이런… 희수님이 말해준 좋은 기획이 있어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 뭐 이런…


굉장히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게 머릿속에 새롭게 떠오른 게 신기한 경험이라 적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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