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부르는 날
여인의 입술을 훔친 바람이 지금은
날짜도 정하지 않고
시간도 정하지 않고
낙산 해변으로 떠났다
두 시간 반 만에
짠내가 코를 찌른다
여행객이 망중한을 즐기고
성게 멍게 가리비 떡 마르미가
먼저 도착해 마중했다
소주 마신 연인은 가만히 있는데
곰치 눈이 게슴츠레
칼이 허공을 가르며 떡 마르미
가리비 멍게 성게의 갑옷을 벗긴다
젓가락 타고 미 끌러진
떡 마르미 한 점에
바다가 아수라장이다
여인의 입술을 훔친 바람이
지금은
떡 마르미가 제철이 아니고
가을 하늘이 제철이라고
가을 햇살이 제철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