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누라
- 김용기
하찮다니
우리 마누라 브래지어 끈에
눈도 못 두는데
그녀의 운동화 끈조차
만져 본 적이 없으므로
그가 우리 마누라 라고 했을 때
그럼 내 마누라도 되는 거냐는
객쩍은 물음
그 우리 마누라 치맛자락
한 번이라도 만져봤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없잖았으나
그 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얘기인즉슨 그 우리 마누라가 내게
통 눈을 안 줬기 때문
자칫하면 소유권 분쟁이 날 뻔 한
남의 마누라다
못난 놈
제 마누라를 내놓는구나 싶었지만
마누라는 뭔 소리냐는 듯
멀뚱멀뚱
저와 내가 같이 쓰는 물건인 양
우리라고 해 놓고
버리기 아까웠을 수도 있다
무심결에 뱉은
그 우리 마누라 잃을 뻔 한 그놈
'각 방 쓰는 걸 다 안다 이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