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하루는 모순(矛盾)

- 한담객설

by 김용기

내 하루는 모순(矛盾)


- 김용기



흔한 순풍을 놔두고

비행기는 왜 마치 청개구리처럼

바람과 맞서야 뜨는지 궁금했던 걸까

요즘 무료(無聊)는 아파트보다 높았다


말하자면

귀소(歸巢)를 뒤적거렸을 때

연어의 죽음은 장엄한 뜨내기였다

도요새와 일부 철새는

돌연사 말고는 모두 떠났고

먹고사는 일에 거슬린 내 삶은

발목을 잡았다


그러면서 간간이 세상을 향하여

진리를 외쳤는데

구도를 위한 기도는 이쪽이었으나

걸음은 저쪽을 향했다

저쪽은 이쪽이 아니었으므로

침묵, 그러나 침묵

걸음은 일체의 손해에 좁은 틈 하나도

벌려주지 않았다


KTX 이른 막차가 귀소 할 때쯤

집 없는 달팽이의 지친 하루도

우로보로스의 꼬리도

저녁노을에 먹혔다

낮에 부신 눈 위에 모자를 썼는데

그럼 나는 코끼리였구나 싶어서

보아뱀처럼 웃었다

걷어찬 홑이불 발 밑에 가을이 닿았다는

아내의 한 마디

잠꼬대로 들으면 안 되었으므로

일어나 덮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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