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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

- 벼베기 하는 날

by 김용기

추수


- 김용기



몸을 틀어

가을 냄새가 나는 쪽을 향해 걸었다

탑새기가 버릇없이

머리에 앉았지만

그러려니

거둔다는 것의 근원이

짭조름한 맛을 기억해 내는 것

온몸 땀방울이

기억을 찾아 돌아가는 중인데

내 믿음의 거둠은

한 해동안 어디 있다가

꾸역꾸역

덜 깬 잠 일으켜 세울 때처럼

멋쩍은 걸음인가

어디로 가기에 두 눈만

껌벅껌벅 애처로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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