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를 닮았다
- 김용기
단 몇 번 두드리지만
그가 없으면
지휘자는
무당 북 치는 소리라도 찾을지 모른다
악기 같지도 않은 심벌즈라고
말하지 마라
그 소리 없으면
유명한이 빠진 삼류 오케스트라다
긴 교향곡
장마다 악보를 함께 넘겼다
멀거니라니
아직도 남은 악보가 두꺼운데
벌써 침 삼키는 소리 들린다
제1 바이올린 제2 바이올린 피아노,
이름난 악기가 앞에 앉지만
가장 넓은 자리는 저들이 차지했다
오줌이 마려워도
참고 기다렸던 우울증이
마지막 장을 넘긴 후 사라졌다
눈에 보이는 것만 실체가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
북이 있고
심벌즈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