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辱)의 후예
- 김용기
분노가 직장까지 내려가
부글대는 뱃속 뒤틀림과 합세
말(言)이 올라와 따발총을 쐈다면
동맹한 이목구비의 흥분을
막을 수 없었는데
욕(辱)이다
젊잖은 분노란 없다
욕이 흥분했고
저쪽에서 쏘기 전
총알이 떨어질 때까지
자동 발사하는 경우가 태반인데
총 대신
"왜 그려, 왜 그런댜" 했다면
저쪽은 신사다
직장까지 내려갔다가 올라왔을 때
말(言)에 묻은 구린내는 당연
그걸 욕(辱)이라고 했는데
통증의 측정은 불가능했다
교전하면 실탄이 바닥이 날 테고
슬그머니 잦아드는 욕
백기를 들면
머쓱한 승리자는 허공을 쏘다가
일찍 총을 놓을 수도 있다
말이 욕이 된 요즘 아이들은
누구에게 맞는 걸까
욕쟁이 할머니 이후 한둘이 아닌데
저들의 분노를 연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