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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에 목을 맸다

- 사순절을 지나며

by 김용기

십자가에 목을 맸다


- 김용기



그렇다고,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겠니

극단적인 생각 접었으면 좋겠구나


첫 월급을

죄 고백에 썼다

십자가 금목걸이에 목을 맨 것

손 발을 찌른 못의 아픔보다

달려서, 쪽팔림이 더 크셨으리라는 상상

그분 고통을 앞 서던 시절이었다


금목걸이가

죄인 식별표처럼 출렁거릴 때

죄 탕감받는 느낌이었을까

가증스럽다고

남들 삐죽거리든 말든

선민의식이 있었다


죽는 줄 알고 걱정하셨던가 보다

죄 사함 으스대던 거였는데

사월이 오면

십자가에 목맸던 기억을 꺼낸다

그 어설픔

지금까지 숱한 여름을 지나왔지만

변질되지 않고

올 사월을 또 맞는 것은

목 맨 덕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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