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뒷면뿐이랴
- 김용기
나이 들 때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달의 뒷면이
궁금했다
몸살까지는 아니었지만
멈추지 않았다
보이기 싫었으니, 어쩌랴
갸웃거림 바뀐 적 없으니, 어쩌랴
달이나 나나
거치고 거쳐서
보고 싶은 곳 봤다
보여주기 싫은 곳 뵈고 말았다
파이고
얽고
그랬었구나
달에게 미안했다
그러려고 그런 것 아닐 테지만
누구나 말하기 곤란한 것
보여주기 싫은 곳 왜 없으랴
그때마다
호주머니 뒤집듯 할 수 없었다면
왜 안타깝지 않았으랴
몰랐을 뿐 햇빛은
그믐밤 달의 뒷면 늘 비추고 있었다
몰라도 되는 것
그러려니 넘어가 줘도 되는 일이
세상에 달의 뒷면뿐이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