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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기 Jul 29. 2024

별 되다

- 어느 소녀의 별

별 되다


- 김용기



해 지기 전

먹구름 조금 걷어내더니

좁은 하늘에

하늘색 칠 하는 걸 봤는데

어두워지자 그 자리에

누군가

작은 별 하나 그려 넣었다

반짝거렸고

웅성거리던 사람들은

소녀의 별을 귀띔해 주었다

젖은 구름 다시 덮였고

뚝뚝

빗방울 떨어지던 하순(下旬)

왜 아무도 소리 내 울지 않았을까

슬픔을

덩어리째 떠나보낸 병원은

장마에도 떠내려가지 않았고

너무나 태연한 다음 날

별도 잠잠했다

낙서처럼

연습장에 적힌 소녀의 별들은

누군가의 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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