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되다
- 김용기
해 지기 전
먹구름 조금 걷어내더니
좁은 하늘에
하늘색 칠 하는 걸 봤는데
어두워지자 그 자리에
누군가
작은 별 하나 그려 넣었다
반짝거렸고
웅성거리던 사람들은
소녀의 별을 귀띔해 주었다
젖은 구름 다시 덮였고
뚝뚝
빗방울 떨어지던 하순(下旬)
왜 아무도 소리 내 울지 않았을까
슬픔을
덩어리째 떠나보낸 병원은
장마에도 떠내려가지 않았고
너무나 태연한 다음 날
별도 잠잠했다
낙서처럼
연습장에 적힌 소녀의 별들은
누군가의 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