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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기 Sep 16. 2024

난을 치다

- 묵향에 취하다

난을 치며


- 김용기



쳐라

올려치되

촉 하나쯤은 비워 여백으로 둬라

고만큼만 쳐라

촉마다 비틀어라


어린것들은 꼿꼿하여

숙이지 않았을 테고

다소곳이

혼미하도록 가냘프면

그러면 현숙할까


이 벽 저 

천 년 옮겨 앉을 때마다

기우뚱한 묵향에

무릎 치던 이들

난향은 묵직한 그리움이었다


촉마다 갸우뚱

멈춘 걸음 움직이지 않고

마음속 쥔 붓 움켜쥐고

올려치는 충동

어느 때랴 걸음 옮기게 할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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