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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기 Sep 20. 2024

사과(謝過)

- 미안해

사과(謝過)


- 김용기



미안해

이 세 마디가 그렇게 무거웠나


어두워서 더듬거렸다는

어수룩한 핑계

핸드폰만 밝혔어도 쉬웠을 일을

몰랐다는 거네


새벽마다 무슨 기도를 했을까

응답이라니

풀리지 않은 궁금증 끄트머리에

위선이 매달렸는데

콩콩콩 찧으면

재로 날아갈 한 줌 이 가벼운

허탈


미안해

불쑥 튀어나온 한 마디로

찌직거리던 난청이 해소되었다

은둔의 사막에 비가 내렸고

준비 안 된 탓에

물난리로 막혔던 곳 다 뚫렸는데

왜요

응답이 뭐냐고 다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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