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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기 Sep 27. 2024

물 한 잔이

- 시작

물 한 잔이


- 김용기



물 한 잔

식당 내 왼편에 살며시

내려놓고 가는 그녀

단지 그의 오른손 결정이었을까


마음이 손으로

손에서 다시 머리로

쭈뼛쭈뼛

왼쪽에 놓을까 오른쪽에 놓을까

인사는 할까 말까

짧은 시간 긴 갈등

밥이 쉽게 넘어갔을 리 없다


냉수 한 잔

입안이 따뜻해졌고

가슴은 후끈해졌다


곁눈질하던 복도에서

도파민이 꼭대기까지 올라갔을 때

성장한 갈등은 녹았고

우리가 되었는데

시간은 어느새 흑백사진이 되었

설핏 지나간

빈 아들방 멈춘 벽시계가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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