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 여백 한 부분
- 김용기
젖은 낙엽, 손가락질 마라
부지런함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햇빛 들고
이슬 마르면
바람에 알아서 바스락거릴 테고
꼼짝 않던 빗자루 따라갈 텐데
취소해라
투덜거림 민망하다
호랑이도 쩔쩔매던 과거에 대한
그리움이
겨울 역풍처럼 불 때
뒤집어지지 않으란 법 있을까
왕란(王卵)의 대우가 부럽지만
역할을 아는 메추라기 알은
스스로 껍질을 벗는다
꿈의 속도는 초속 300m
빠르다
자부심도 빨라서
휙 지나간 허공이지만
꿈이 다리보다 든든한 요즘
눈이
가슴이 가을 좋은 줄 알지만
느림은 여전히 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