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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나이

- 반계리 은행나무 나이, 매년 같다

by 김용기

할아버지 나이


- 김용기



작년에 팔백 살이셨는데

반계리 은행나무 할아버지 나이

올 해도

재작년과 같다는 말에 놀랐다

두 살 더 자셨다고

말해줄 줄 알았는데

오래된 안내 푯말뿐

할아버지 입은 무거웠고

겸연쩍은 이장

가리킨 손가락 끝에

앳된 할아버지 마누라가

다닥다닥 은행을 달고 있었다

작은 키 때문에 나이는 묻지 못했고

신문에 안 난 할아버지 회춘

구경꾼들 몰리는 이유일 거다

아직도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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