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些少)한가
- 김용기
그까짓 모래알이 아니다
개중(個中)에
아무렇게나 굴러다녔더라도
갓 나왔다면 사납다
유리가 되는 물질
어리다고 무시하면 안 되는 이유다
산에서
백사장까지 내려왔을 때
이일저일 다 겪었을 테니
그중에
유별난 놈은 또 없었을까
밥상에서 우지직
모래를 씹었다면 이가 버텨낼까
군화 속에 든 모래알 하나 때문에
집중력이 기우뚱했고
전쟁에서 패한 지휘관 얘기도 있다
모래주머니 없는 닭은 없다
모래 없는 주물공장이 있을까
그까짓 모래알이라니
모래알이 사소한가
거물급 정치인의 백척간두가
이름 없는 지방 인터넷 기자의
한 줄 이슈로 시작됐다는데
그래도 사소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