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용기 Nov 25. 2024

가로등의 아들

- 하루란 무엇인가

가로등의 아들


- 김용기



산고(産苦) 없는 밤마다

만삭이

대체 식구를 몇이나 낳았는지

궁금했다


망부석처럼

한 번의 비틂도 없이 서서

불쑥 낳고

그다음 날도 또 낳고


찬 밤을

모질다 한 마디 없이

조롱 섞인 보름달 그 밤도

견뎌내는 만삭 가로등 기특했


밤이 지나면

아침은

닭 우는 소리로 마침내

홀쭉한 삼줄을 쳤다


비로봉 여명은 터진 양수

온 밤 만삭이

머리카락 없는 아들낳았다

하루는 가로등의 유복자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