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 김용기
조금씩
살금살금 다가올 때
기쁨보다 컸다
반가움은 비교가 안 됐다
태반이 그랬다
손이 떨리면 감추면 되고
얼굴은 바꾸면 되고
그게 안될 때
뛰는 가슴 진정시키면 되는데
움켜쥘 손이 떨었다
어둡거나 흰색이거나
두려움은 대체로 무채색이었다
용기(勇氣) 없을 때
아니라고 손사래 치는 크기만큼
빨랐다
풍선처럼 아슬아슬했다
믿음이 클수록
경외(敬畏)가 두꺼울수록
자신감이 단단할수록
작아지는 반비례
그걸 만들고 키운 것은 자신이었다
칭기즈칸은 그런 적 없었을까
다윗도 못 피한 두려움인데
오늘 나는 어떤가
어떻게 할 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