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봄
- 김용기
몰래
남을 들여다보고 싶지만
꺼내지 못한
좁쌀만 한
콩알만 한
농구농만큼 키운 궁금증이
가슴 한 곁에 있다
관음증 전문가가 됐다면
도둑이거나
점쟁이 거나
박치는 순라꾼으로는
막는 게 허사
알타리무보다 매우면 된다
꼴깍꼴깍
목울대 오르내렸을 때
남의 지갑이 솔깃하였거나
남의 여자 은밀한 곳이
궁금했다는 것이 거의 맞다
들키지 않으려고
밤을 택하여
엿보고 싶어 하는 마음 어떻게 알고
밤낮 보여주는
카톡 사진은 인자한 편
아무리 기웃거려도
아내의 잠긴 카톡은 만근쯤 될까
남의 여자 은밀한 곳보다
더 은밀한 것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