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무게
- 김용기
달아
얼마나 가벼웠으면
꼭대기
썩은 삭정이 위
앉았는대도
가지 하나 부러트리지 못한 것이냐
띠그르르
이정록 시인의 오토바이 뒷바퀴가
그때까지
돌아갈 거라는 생각을 했다니
관음증이 유전 맞는 것 같다
아파트 물탱크 꼭대기 앉아
물 한 모금 마신 후
월산 뒷덜미 밀밭이 궁금하여
끝내 돌아가 기웃거릴 생각이구나
달아
이토록 가벼운 너를
가라앉았을 거라며
물에 뛰어든 이백은 천치다
그러거나 말거나
볼 꼴 다 보고
들을 소리 다 듣느라
느릿느릿
천 년이 가도
달아 네 무게 여전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