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부러진 못을 보고 알았네
못 뺀 자리
- 김용기
우격다짐
그걸 빼느라고,
구부러진 못을 보고 알았다
못 뺀 자리 구멍
큰 이유
녹슬어
이리저리 발에 차인다는
하소연
구부러진 못에게 들었을 때
못 뺀 자리 고통도
그 시점
못 박힐 때보다 더 큰
못 뺄 때는 못한
못 박힐 때
엘리엘리라마사박다니
못 자국 난 손의 절규
듣지 못했나
듣지 않았나
눈을 감고
못 빠질 때 고통을 초조하게
기다리는데
달력에 든 사순절 어느새
소리도 없이 반쯤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