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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궤적

- 노는 시간과 일 하는 시간의 차이

by 김용기

하루의 궤적


- 김용기



길고 짧고

줏대 없다는 불만

어제오늘 들은 게 아니다

하루얘기


먼 산 보는 일 말고

딱히 할 일이 없는 사람이야

어젯밤 꿈 말고 사나흘 지난 꿈에

덧칠, 긴 하루를 그렇게 쓴다

주식에서 큰돈 잃었다면

그의 짧은 하루는 얼마나 조급한가


게으른 생선이, 나 몰라라

얼음만 축내는 재래시장 좌판에서

바쁜 해는 가고

발 끊어진 장(場)은 속이 타고

종내는 지나가는 아무나 붙잡고

헐값에 안기는

늦저녁 하루는 또 어떤가

간병에 쪽잠 자는 병원을 닮았다


그나마 이편저편

한쪽 편만 들지 않고 기웃거리는

하루가 듣는

줏대 없다는 소리

오래 사는 비결임을 알았다

어떤 이는 길고

어떤 이는 짧고

내일은 괜찮을 겨, 그렇게 견딘다

하늘에 삿대질 참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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