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력인지도 모를 일이다
씨도둑
- 김용기
도무지 공부는 귀에 들지 않았다
선생님 얘기 중에
반복되는, 그 말하자면
한 시간 동안 군소리만 세었다
웬 딸꾹질
중요한 회의는 희미해졌고
말석 누군가의
고난을 쌓기 시작한 전두엽
인간 승리의 노력만 기억에 남았다
잇새에 고춧가루가 꼈으면 어떻고
넥타이가 짧으면 좀 어떤가
그러려니
아쉬운 너그러움
사소함에 더 집중하는 내게
부전자전은 헛웃음의 발원지였다
아들에게 오른손 높이 들었다가
얼른 내렸다
분노는 미련한 짓이었다
아내 닮은 발가락이 그나마 다행
목소리는 다를 줄 알았는데
붕어빵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