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에 대한 애증

- 전기가 남인 이유

by 김용기

전봇대


- 김용기



이고 살지만 남이다

정분날까

애초부터 떼어 놓은 탓이다

다정하다니,

전봇대에게 전기는

말 한마디 건넬 줄 모르는 천치다


쉬는 날 없이 바쁘다

그렇게 벌어서 뭐 했냐고

묻지 않았다


머뭇거리고

말 건네려고 쭈뼛거리다가

세월만 갔다

그는 뜨내기가 되었고

나는 목석(木石) 되었다


붙어살지만

누가 물었을 때

대답도 못하고 우물쭈물

먼 사이다

전(電) 자를 돌림으로 쓰지만

남인 것을

남들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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