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위, 늘다
윤 유월 초나흘
- 김용기
한 말 하고 또 하고
늙은 주정뱅이 입술처럼
혹은 늘어진 녹음테이프 돌듯
하루는 선명하지 않았다
한 낯
을사년 윤 유월 초나흘 풍경은
대웅전 염불 당번 스님 목탁에
옮겨붙었고
눈 감은 황소 되새김질하듯
생각 없이 느렸다가 빨랐다가
힘들어하셨다
물정 모르고 봉지 뒤집어쓴
복숭아만 견딜 뿐
햇빛 뿌연 거리는 한산했다
도시가 춥다는 사람들은
시골집 달력에
윤 유월이 제멋대로 한 달
더 박힌 것 알까
이 더위에 윗집 순월 엄니가 덜컥
먼 여행 떠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