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대 순행
얇은 지갑을 향한 반성문
- 김용기
반건조 오징어처럼 쭈그러져도
돌이킬
지갑 위로 방법 모르겠다
말도 없이
어디를 가는지
나가면 돌아온 적이 없으니
제집인 듯
제집 아닌 것같이
제멋대로 드나들어도, 침묵
지갑 상심 깊어졌다
대놓고 홀대하는
버릇없는 놈 때문에
속 끓이는 지갑이 자주 운다
소 판 돈 세는 재미가 컸는데
냄새 피해
바람을 등져도 소용없다
자기들끼리 주거니 받거니
따돌리는 은행
신용카드도
계좌이체도
버거운 상대인데
은행장도 주무르는 핸드폰이
남의 눈치를 안 본다
지갑 달래 줄 방법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