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픔, 내려가다
슬픔이 목에 걸렸다
- 김용기
내려가지 않았다
목에 걸린 건 슬픔이었다
먼 전조등이 달려와
길을 더 두껍게 막았고
꼬리 긴 여우가
목 흔드는 이유를 모를 때처럼
슬픔은 답답한 것이었다
목울대 아래 내려갔던 것까지
역주행을 서슴지 않았으므로
흐느낌은 지속되었다
TV를 껐다
숙주가 확인된 이상
그냥 둘 수는 없었다
말랑말랑해졌고
쑥 내려갔다
하인리히 법은 적중했다
아이의 슬픔이더라도
오래간다
자다가 흐느꼈다면 아직 막힌 것
말없이 내려가는 슬픔이란 없다
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