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땜쟁이
토기장이
- 김용기
종일 걷다가 보면
금 간 곳 생겼을 테고
저녁 풀무질에 붉어진 저쪽 불화로
때워 놔야
내일 일어날 때 거뜬
때운 곳 식으려면
그만큼은 또 걸릴 테고
누굴까, 하늘 땜쟁이
그것도 모르고 멀건이 서서
곱다느니
붉다느니
이름을 노을이라고 붙여 놓고
어쩌고 저쩌고, 철없이
분명히
사람도 금 간 곳 있을 것이고
젊어서는 모르다가
나잇살이나 먹은 뒤 엎드려
고쳐달라는
염치없는 외침
때워 놓으면 제대로 살까
구실은 할까
그래도
구별하지 않고 기다리고 계시다가
반가워서
금 간 곳 지지고 붙여
살려내시는데
금 간 하늘 때우는 분이 그분일까
날마다
때워 주셔서
이곳저곳 성한 곳 없을 정도
그래도 또 엎드리는 반복
미련한, 이놈
오늘 새벽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