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자(賢者)
돌을 씹다
- 김용기
저나 그나 나나, 순간 정지화면
바지직
밥에 든 돌을 씹었다면
부끄럽고
겸연쩍고
억울한 자리였을까
위로(慰勞)는 무슨
그 꼴 보고만 있었지
로또만큼 어려운 그 일에 대해
저나 그나 나나
비슷한 마음
이빨 걱정은 나중이고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그 민망했던 순간에 대하여
솥에서 방금 푼 밥처럼
따뜻한 위로는 이미 나와 있었다
오물오물,
소리 내지 않고 돌을 골라냈다면
뭐라도 될 사람
살면서 그만큼 희박한 일을
아직도 당한 적이 없다면
그러려니, 그때마다 골라내며
마음먹은 대로 느긋하게 걸어가는
현자(賢者)라는 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