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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점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닮았을까

by 김용기

'까악 까악'

높은 대나무 꼭대기에 앉은 까마귀가 울었다

아니 웃었는지도 모른다.

섬뜩하다거나 기분 나쁜 마음은 들지 않았다.

까마귀는 흉조고 까치는 길조라는 오랜 인식이 선입견으로 들어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반대라는 내용을 언젠가 읽은 기억이 있다.


요 며칠 지면이 전우원이라는 청년의 주장 때문에 발칵 뒤집혔다.

그는 전 대통령 전두환의 친손자이며 둘째 아들 전재용의 둘째 아들이다.

그가 그의 할아버지의 알려진 치적이 만행이었음을 밝힌 것은 물론 일그러진 가족사 까지도 낱낱이 뒤집어 냈기 때문이다.

스물아홉 젊은이의 가슴 아픈 사연이 있었음이 분명했다.


200여 년 전 김병연은 홍경래의 난에 도적의 무리에게 무릎을 꿇은 선천부사 김익순을 통렬히 비판하는 내용으로 과거에 급제를 하였으나 돌아와 어머니로부터 그분이 조부라는 말을 듣고 이후 삿갓을 쓰고 전국을 방랑했다는 소설 같은 얘기를 흥미롭게 들은 적이 있다.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닮았을까?

젊은이의 눈은 바르고 피가 붉은 것에 동의한다.

불의를 표현하는 방법이 닮았다.

다만 드러 낸 도리에 느낀 자괴감과 쏟아 낸 증오보다 남은 량이 많은 차이랄까!

몰랐던 것이고 알았으나 참고 견디다가 임계점에 이르러 화산처럼 폭발한 차이이다.

20대 두 젊은이의 분노와 표현의 차이는 200년이 지났으나 닮은꼴에 놀랐다.

무엇이 답일까? 더 생각해 봐야겠다.

까마귀와 까치의 선입견이 바뀔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우원의 평가가 200년 뒤, '어느 젊은이의 선한 고백' 이렇게 평가될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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