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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김용기

오후 발걸음은 느렸다.

가다가 멈추기를 반복했다.

지금까지 일하던 손을 놓고 새 일터를 기다리는 시간이기 때문에 풍부한 3월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귀향하여 고향 원주의 거리를 하루 만보 이상 걷고 있다.

웬일인가?

A 도로 번화가에 빈 점포들이 참 많았다.

"이 정도일 줄이야"

지나가는 길 어느 점포에 새 간판이 붙은 것을 보았다.

누군가 오래 이어 갈 꿈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했을 것이다.

그 옆에 화환이 세워져 있는 것중에 부모님의 사업성공을 기원하는 리본이 보였다.

"대박나세요 엄마. 아버지"

동병상련일까,

나도 같은 마음으로 그 분들의 성공을 기원하였다.

얼마나 살 떨리는 시작이었을까!

다시는 빈 점포를 보게 되는 일 없기를 바랬다.

남의 자식 축하화환이 뭐라고 귀갓길에 눈물을 흘리는 것인가?

감정이 마르지 않았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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