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 김용기
원숭이도 아니고
오르락내리락
하루에 열두 번도 더 바뀌는 변덕
줏대 없는 믿음 얘기
너는 내 앞에서 완전하라는 명령을
들었고 그리 하였다
성인(聖人)의 얘기일 뿐
그와 견주다니, 말 같잖은 소리
바로 살라는 질책이
내게 무 속 질긴 힘줄처럼 박혔다
부실한 믿음의 정체는 기복, 나약함
시계만 들여다보고 앉아 있으면
응답되냐는 호통에 항복
새벽에 두 손을 들었다
믿음의 근육을 키우기 위해
허벅지 근육 만들던 시절의 고통을
더듬더듬 기억에서 꺼냈다
새벽바람이 미지근해진
경칩이 지났다
개구리가 깼지만 아직 울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