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업자 없는 스타트업’이 말이 돼?...>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창업자를 전면에 내세웁니다. 팀의 결속력, 브랜드 이미지, 투자 유치까지 창업자의 리더십과 비전이 핵심 동력처럼 여겨집니다.
그래서일까요? 창업자가 회사를 떠났다는 말은 곧 위기, 실패, 혹은 피벗 실패라는 시그널로 해석되곤 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 창업자가 떠난 뒤에도 오히려 성장한 회사들, 리더의 퇴장이 오히려 조직의 리빌딩 계기가 된 사례들을 보면, 이제는 “창업자의 유무”보다 “지속 가능한 구조와 문화”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에서는 창업자가 회사를 떠났지만, 그 후에도 성장하거나 안정적으로 재정비한 실제 스타트업들의 사례를 중심으로, ‘창업자 없는 조직의 힘’과 ‘대체 가능한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 브랜드보다 구조, 영웅보다 시스템...>
실리콘밸리의 전설적인 투자자 벤 호로위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창업자는 영웅이 아니라, 시스템을 설계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많은 스타트업이 ‘누구와 시작했는가’에 집착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누구 없이도 돌아가는가’입니다. 조직이 특정 인물에 과도하게 의존할 때, 리스크는 불가피해집니다.
스타트업의 생존은 결국 ‘사람 중심 구조’에서 ‘시스템 중심 구조’로의 전환이 가능한지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다음은 이를 증명한 스타트업들의 이야기입니다.
< 창업자 없이도 다시, 더 강하게...>
물론 창업자가 떠나고 망하는 스타트업들도 너무나 많습니다. 다시 복귀하는 사례들도 적지 않죠, 하지만 아래의 사례들은 창업자의 한계를 타파해준 사례이기도 합니다.
✅ GitLab (미국)
• 핵심기능: 원격 협업 기반 DevOps 플랫폼
• 창업자 변화: 공동 창업자 Sid Sijbrandij가 2023년 CEO 자리에서 물러남
• 성과
- 후임인 Cindy Blake 체제로 전환 후, 주가 반등
- 엔터프라이즈 시장 확대 성공
� 포인트: 리더십 교체를 이사회 주도 구조에서 매끄럽게 이행하며, ‘창업자 브랜드’를 벗어남
✅ Instacart (미국)
• 핵심기능: 온디맨드 장보기 앱
• 창업자 변화: Apoorva Mehta, 2021년 CEO에서 물러남
• 성과
- Facebook COO 출신 Fidji Simo를 새 CEO로 선임
- IPO 성공 (2023년) 및 사업 안정화
� 포인트: 창업자에서 외부 전문가로의 교체가 IPO 가속화의 촉매제가 됨
✅ Zappos (미국)
• 핵심기능: 온라인 신발 쇼핑몰
• 창업자 변화: 창업자 Tony Hsieh, 2020년 별세
• 성과
- 이후 Amazon의 구조에 안정적으로 통합
- ‘고객 감동 서비스’라는 유산은 유지
� 포인트: 창업자의 철학은 남기되, 운영 시스템은 독립적으로 유지
✅ TransferWise → Wise (영국)
• 핵심기능: 해외송금 핀테크
• 창업자 변화: Kristo Käärmann, 2023년 CEO 사임 발표
• 성과
- COO 출신 Harsh Sinha가 CEO로 전환
- 지속적인 매출 성장과 유럽 내 점유율 확대
� 포인트: 조직 내 리더십 승계가 브랜드와 성장을 동시에 유지한 사례
✅ Eventbrite (미국)
• 핵심기능: 이벤트 티켓팅 플랫폼
• 창업자 변화: Julia Hartz 공동 창업자, 2023년 CEO 퇴임
• 성과
- 전 Twitter 임원 Kevin Hartz 체제로 운영 전환
- 코로나 이후 위기 극복, 수익화 모델 재정비
� 포인트: 가족경영 → 외부 전문가 중심으로 이동하며 구조 재설계
✅ Glossier (미국)
• 핵심기능: D2C 뷰티 브랜드
• 창업자 변화: Emily Weiss, 2022년 CEO 자리에서 물러남
• 성과
- L’Oréal 출신 Kyle Leahy를 CEO로 영입
- Sephora 입점 등 B2B 전략 강화
� 포인트: 창업자 중심 브랜딩에서 브랜드 확장 가능한 구조로 이행
✅ Automattic (미국)
• 핵심기능: WordPress 기반 오픈소스 웹플랫폼
• 창업자 변화: Matt Mullenweg는 여전히 이사회에 있으나, 대부분의 경영권은 분산
• 성과
- 제품 운영, 영업, 커뮤니티 운영 등에서 분산형 조직 운영
- Tumblr 인수 및 비즈니스 다각화
� 포인트: 창업자-소유자-운영자의 역할을 분리하여 유연한 구조 설계에 성공
< 창업자가 아닌, ‘리더십의 시스템’...>
이들 사례를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1. 리더십의 승계가 내부 시스템으로 가능해졌다는 점
2. 이사회 중심의 거버넌스가 제대로 작동했다는 점
3. 브랜드 중심 운영에서 사용자 중심 구조로 전환했다는 점입니다
< 우리는 왜 아직 창업자 중심 구조에 머무르나?...>
많은 스타트업, 특히 한국 스타트업은 아직도 ‘창업자 리스크’에 취약합니다. 대표가 빠지면 제품이 흔들리고, 방향성이 사라지며, 인재들이 이탈합니다.
이는 대부분 구조화되지 않은 조직 설계와, 창업자 중심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기인합니다. 이제는 ‘이 사람이 없으면 안 돌아간다’는 말을 자랑이 아니라, 구조의 실패로 봐야 할 때입니다.
✓ 마치며
창업자가 떠나도, 제품은 남곤 합니다. “No Founder, No Problem?” 이라는 질문은 단순히 창업자의 존재 유무를 묻는 것이 아닙니다.
1. 그 사람이 떠났을 때에도 돌아가는 시스템이 있는가?
2. 철학은 유지되되, 실행은 지속 가능한가?
3. 개인의 천재성보다 조직의 구조가 살아 있는가?
그렇다면 이제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지금 창업자가 없는 상태에서도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는가?” 라는 부분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