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 2

EP 2. 하필 기억할 수 있을 때

by 철쭉

이 시골에서 나는 유치원도 다녔다.

시골 치고는 꽤 큰 교회당이 하나 있었는데,

그 교회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이었고

당시를 회상하며 글을 적다 보니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들이

몇 가지 떠오르는 경험을 했다.


커다란 애벌레를 둘러싸고

돌을 투척하던 아이들의 모습,

정말 고통스럽게 죽어가던 애벌레.

입냄새가 유독 심했던 어떤 남자아이,

유치원생들이었지만 그 어린 나이에도

다들 배려심이 있어서 아무도 말해주지 못했는데,

어떤 남자아이가 못 참고

"너 입에서 똥냄새나!"라고 말해줘서

너무한다고 생각이 들면서도 통쾌했던 순간.

그리고 재롱잔치라고 하지?

그런 것에도 참여했던 순간이 흐릿하게 떠올랐는데

아빠는 오시지 않았던 것 같고,

엄마가 내가 긴장해서 실수할까 봐

내 이름을 크게 불러주며

응원해 주던 목소리가 희미하게 떠올랐다.


너무나 어렸지만,

내가 무언가를 명확히 기억할 수 있어졌을 때쯤

내 평생 머릿속에 절대 지워지지 않을

아주 선명한 장면 하나가 기록되는데,

정말 아쉽게도..

행복한 장면이 아니라 너무나 슬픈 장면이었다.




영화 속 많은 명장면의 배경과 같이,

그날은 비가 정말 많이 내리고 어두컴컴한 날이었다.

엄마와 어떤 식당에서 밥을 맛있게 먹고 나왔는데

한 봉고차가 앞에 서서 엄마와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엄마는 나를 봉고차에 먼저 태웠다.

봉고차 안에는 모르는 삼촌들이 세네 명 타있었는데

내가 당황하지 않게 친절하게 나를 맞아줬고,

뒤쪽 자리에 나를 앉혀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엄마가 봉고차에 아직 타지 않았는데 문이 닫혀버리고

그렇게 그냥 출발을 해버리는 것이었다!!


당황한 나는 창문으로 밖에 있는 엄마를 보았는데

그 순간, 그 장면이 잊히질 않는다.


비가 주룩주룩 쏟아지는 날,

엄마는 내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한 손으로는 입을 가리고,

한 손은 나를 향해 크게 흔들고 있었다.

엄마는 울고 계셨다.

엄마는 오열하며 내게 인사하고 계셨던 것이다.

엄마가 나를 떠나보낸 것이었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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