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3. 어느 일곱 살의 하루
봉고차 창 밖으로
울며 인사하는 엄마를 바라보며
뭐라고 말로 표현하기 참 힘든 감정이 들었다.
그 어린 나이에 내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마 눈치챘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슬프지만 엄마와 헤어져야 한다는 것을.
엄마도 지금 너무 힘이 들지만,
지금 이 이별을 받아들이셨다는 것을.
그래서인지 이 봉고차에서
당장 뛰어내리고 싶었지만
삼촌들에게 내려달라고
떼쓰지 않았던 나였다.
입이 삐죽 나온 상태로
고개를 푹 숙인 채
어딘지도 모르는 곳으로 향했다.
그때 봉고차에 탄 삼촌들은
아무도,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정말 정말 조용한 시간이었다.
30분 정도 달렸을까.
도착한 곳은 처음 와보는 동네의
오래된 한 주택이었다.
봉고차 문이 열리고 삼촌 중 한 명이
먼저 내렸다.
" 이제 내리자. 저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족들이 있을 거야. 잘 지내야 해. "
처음 보는 집 문 앞에 나 혼자 남겨두고
그렇게 그들은 떠나갔다.
너무 혼란스러웠지만,
그 어린아이게는 문을 여는 것 말고는
어떠한 선택지도 없었다.
'끼익···'
정적을 깨고 문을 열자
처음 보는 아주머니가 나를 반가운
얼굴로 맞이해 주었다.
" 아이고. 네가 ○○이구나!
반가워. 씩씩하게 잘 생겼네. "
"......"
반가운 표정으로 인사를 건네는
아주머니였지만
그 미소에는 어색함이 가득했다.
직감적으로,
이제 이 분이 나의 엄마이며
이 집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
마음속에 정리되는 순간이었다.
하루새 너무 많은 감정이 뒤엉켜
너무나 지쳐버린 어린아이의 눈에
반가운 얼굴들이 나타났다.
형과 누나였다.
형과 누나는 뭐랄까.
아주머니 뒤에 서서 굳은 얼굴로,
그리고 측은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서 있었다.
이때 난 고작
일곱 살의 어린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