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에서 벤츠 E클래스의 인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신차보다 부담이 적으면서도 벤츠다운 품질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E클래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12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수입 승용차는 벤츠 5세대 E클래스로 총 1854대의 실거래가 집계됐다.
BMW 5시리즈 7세대(1141대)와 6세대(838대)가 뒤를 이었으며 수입 세단 시장에서 E클래스의 우위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이 세대는 2016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 판매된 W213 모델로 작은 S클래스라 불릴 만큼 완성도 높은 설계가 특징이다.
출시 당시부터 정숙성과 승차감, 인테리어 품질에서 모두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지금도 중고 시장에서 디자인과 품질 모두 촌스럽지 않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E클래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특히 가격 경쟁력이 중고 시장에서의 인기를 뒷받침하고 있다. 주요 중고차 플랫폼 기준으로 2017~2019년식 E220d 모델은 주행거리 10만km 내외 차량이 약 2200만~3천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가격은 국산 준대형 세단인 그랜저 하이브리드 중고 시세와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벤츠를 이 가격에 탈 수 있다'는 심리적 만족감이 크다.
E클래스는 연료 효율도 준수하다. 대표 트림인 E220d는 복합연비 17.1km/L를 기록해 동급 수입 세단 중 상위권이다.
디젤 특유의 토크감과 장거리 주행 효율을 동시에 얻을 수 있어 여전히 고속도로 중심 운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또한 차량의 내구성이 입증된 점도 중고차 시장에서 신뢰를 얻고 있다. 주요 부품 수급이 안정적이고 정비 네트워크가 넓어 유지비 부담이 적다.
E클래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수입차임에도 국산 중형 세단 수준의 유지비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꾸준한 거래로 이어지고 있다.
승차감과 실내 정숙성도 벤츠답다. 5세대 E클래스는 차음유리와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개선해 실내 소음을 이전 세대 대비 약 10% 줄였다.
여기에 전장 4천930mm의 넓은 차체와 고급스러운 시트 설계 덕분에 장거리에서도 피로감이 적다.
디자인의 세련됨도 오래간다. 유려한 곡선과 균형 잡힌 차체 비율은 지금 봐도 고급스럽다는 평가를 받는다.
E클래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최근 출시된 6세대보다 오히려 클래식하다는 반응도 많다. 삼각별 엠블럼과 크롬 그릴은 여전히 브랜드의 상징으로 작용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9월 전체 중고 승용차 중 세단 비중은 43.7%(7만2천996대)로 가장 높았다.
SUV보다 여전히 세단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점에서 E클래스 같은 중형 프리미엄 세단의 인기가 지속되는 배경이 된다.
E클래스의 인기가 단순히 브랜드 로열티 때문만은 아니다. 신차보다 합리적인 가격, 꾸준한 부품 공급, 시간에 흔들리지 않는 품질까지 더해져 지금도 안정적 프리미엄 세단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