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산업의 거대한 파도가 한국 시장을 향하고 있다. 자국 내 공급 과잉이 한계에 이르자 중국 업체들이 눈을 돌린 곳이 바로 한국이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사진=Unsplash]
지난 10일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완성차의 연간 생산능력은 5507만대지만 판매량은 2690만대에 그친다. 절반 이상이 팔리지 못하고 쌓여 있는 심각한 과잉 상태다.
전기차 열풍이 몰아치던 2019년, 중국에서는 500개가 넘는 자동차 제조사가 새로 생겨났다. 그러나 시장은 그만큼 커지지 않았고 지금은 절반 가까운 공장이 멈춰선 상황이다.
공급은 넘치는데 수요가 받쳐주지 않자 제조사들은 생존을 위해 가격을 무기로 꺼내 들었다. 테슬라차이나의 인하 공세에 맞서 BYD가 10~20%를 추가로 낮추며 맞대응했다.
아토 3. [사진=BYD]
3년 사이 중국 전기차 평균 판매가격은 7000달러 떨어졌다. 하지만 그 대가는 혹독했다. 130개 전기차 제조사 가운데 흑자를 낸 곳은 4곳뿐이었다. 정부마저 보조금 지원을 축소하며 사실상 시장에 맡기고 있다.
남은 선택지는 수출이었다. 값싼 전기차를 앞세워 새로운 시장을 찾기 시작했고, 그 첫 번째 무대 중 하나가 한국이다.
BYD는 국내 진출 10개월 만에 수입차 판매 6위로 올라섰다. 소형 SUV 아토3, 중형 세단 씰, SUV 씨라이언7 등으로 존재감을 키우며 토요타와 아우디를 제쳤다.
돌핀. [사진=BYD]
이제는 돌핀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보조금 적용 시 1000만원대 중반에 구매할 수 있어 현대차 캐스퍼보다 싸고 기아 니로보다 2000만원가량 저렴하다.
이 같은 가격 전략은 단순한 프로모션이 아니다. 중국 내 과잉 생산분을 소화하기 위한 구조적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지커와 샤오펑까지 한국 진출을 준비하면서 그 흐름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문제는 국내 시장의 방어력이다. 한중 FTA로 인해 무역 장벽을 세우기 어려운 상황에서 단가 경쟁만으로는 버티기 힘들다. 산업계에서는 보조금 제도와 인증 기준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제조를 넘어 수출과 고용을 지탱하는 근간이다. 중국발 공급 과잉의 파도가 이미 눈앞에 닥친 지금 한국 시장의 대응 전략이 앞으로의 산업 균형을 결정짓게 될 것이다.